조의현 전 청주의료원장 부부가 19일 의료원에 소장작품 12점을 기증했다. (왼쪽부터)손부남 작가, 김영규 청주의료원 원장, 권명석 여사.
[충북일보] 조의현 전 청주의료원장(7·8·9대)과 권명석 여사가 청주시 청주의료원에 아끼던 그림 소장품 10여 점을 기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의료원은 19일 오후 3시 청주의료원 본관 1층 로비에서 작품 기증식을 열었다.
이날 기증식에는 투병 중인 조의현 전 원장을 대신해 부인 권명석 여사가 참석했다. 기증 작품 중 '숨어버린 진실(1993)'의 작가 손부남 화백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기증식에 앞서 권 여사는 "젊은 시절 청주의료원에 헌신한 남편의 열정이 때론 원망스럽기도 했고 배우자로서 외롭기도 했다"면서 "당시 그림을 구매하고 모으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 병원 복도에 걸 그림 좀 없냐고 제안했던 남편 말이 떠올랐다"면서 기증 배경에 대해 밝혔다.
그는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려 환자만 돌보던 남편이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상에 있으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아끼던 그림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현재 원장님과 상의해 기증을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현재 조의현 전 원장은 청주의료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에 기증된 작품은 총 12점이다. 대작인 손부남 작가의 작품을 걸고 나니 양 옆이 허전하다는 권 여사의 말을 전해 들은 손 작가가 선뜻 2점을 기증했다.
조 전 원장 부부가 기증한 작품은 운보 김기창 화백 작품을 비롯해 기산 정명희·이완호·송윤희·김재관 등 충북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그림이다.
기증식에 참석한 손부남 작가는 "30여 년 전 그린 그림을 공공기관에서 다시 보게 돼 잃어버렸던 자식을 찾은 기분"이라면서 "권 여사님과 전 원장님의 따뜻한 소식을 듣고 기증에 동참하게 돼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영규 청주의료원장은 "환자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작품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길 바란다"면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작품을 병원에 기증해주신 조의현 원장님과 권명석 여사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