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지용제·포도축제 통합 논란

옥천문화원 "예산절감 홍보효과 증대 통합해야"

2009.04.02 13:04:51

옥천문화원이 지역의 대표축제인 지용제와 포도축제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문인들이 지용제의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옥천문화원은 1일 이사회를 열고 5월 열리는 지용제와 7월에 개최되는 포도축제를 같은 기간에 개최하는 안건에 대해 찬성 23표, 반대 4표, 기원 2표로 통과시켰으나 지용회의 반발로 승인절차를 오는 11일로 연기했다.

이날 회의에서 문화원측은 "지용제와 포도축제를 통합하는 것은 예산절감 효과 및 홍보효과 증대시킬 수 있다"며 "지용제를 2개월 뒤로 미루면 포도축제와 동시에 치룰수 있어 6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축제예산을 절약하고 다양한 볼거리 제공 등 잇점이 많다"며 통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지용 시인의 후배문인들과 문학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용회'와 유족들은 "두 축제의 통합이 지용제의 문학적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권위를 깎아내릴 우려가 있다"며 통합에 반발하고 나섰다.

심대보 문화원장은 "각 시.군 마다 향토축제가 난립한 상황에 잇따라 축제를 여는 것은 소모적인 측면이 많아 성격은 다르지만 두 축제를 통합할 경우 프로그램 등을 상호 보완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축제를 통합하더라도 22회째를 맞는 지용제가 주축이 될수 있으며 문학축제의 취약한 대중성을 포도축제가 보완하는 형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용회(회장 이근배)측은 "순수문학행사인 지용제를 경제논리로 상품화하는것은 본래취지에 맞지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축제를 통합할 경우 더이상 옥천군에게 행사를 줄수 없다"며 강경한 반대 방침을 밝혔다.

그들은 또 "지용제는 정지용 시인이 해금되던 1988년 5월 후배 문인들이 주축이 돼 처음 열었고 정 시인 생일(음력 5월 15일)에 맞춰 개최시기를 잡은 만큼 이 같은 큰 의미가 훼손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정지용 시인의 장손자인 정운영(51) 씨도 "문화원이 지용제를 상업화하려는 태도에 후손으로서 말할 수 없는 불쾌감을 느낀다"며 "후손이나 지용회 의사를 묵살하고 통합을 강행한다면 더이상 옥천에서 지용제를 열지 못하게 막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문학 전문가 김모(수필가)씨는 "문학축제를 경제론리로 설명하며 상품화하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문화원이 문학의 본래취지를 무시하면서까지 통합을 추진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옥천 / 윤여군기자 yyg5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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