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시집.
[충북일보] "절정의 동작 그대로 한 그루 소나무가 되었구나. 오, 하늘도 시샘할 천상의 스파이럴이여!"
충주의 박윤규 시인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동작을 빼닮은 하늘재 '김연아 소나무'를 두고 노래한 시의 한 구절이다.
박 시인은 이번에 '김연아 소나무'를 비롯한 50여 편을 담은 세 번째 시집 '걸어 다니는 나무의 노래'를 출간했다.
첫 시집 '꽃과 제복'을 내고 27년 만이다.
시집은 4개의 주제로 나눠 '서시'를 포함 모두 53편의 시들이 실렸다.
'미륵리 가는 길', '월악산 바람 소리', '하늘재 고라니', '하늘재 해맞이 노래' 등 향토적인 소재와 이야기가 있는 서정이 돋보인다.
시인은 그간 동화작가로 활동하느라 시(詩) 창작 손길은 적었다.
하지만 시는 언제나 첫사랑같이 늘 그리웠고 목이 말랐다면서 물이 차면 저절로 길을 찾아가듯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자연스럽게 시가 되어 오롯이 담겼다. 특히 이 시집은 인쇄를 제외한 모든 과정이 손이나 손 도구를 이용한 손노동으로 이뤄져 환경을 지키고, 시는 시집 속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생명력으로 지탱되고 있다.
박 시인은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199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 '슬픈 바퀴'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지금 내 가슴을 쏘아다오', '꽃과 제복' 등이 있고, 초등 교과서에 '팥죽할멈과 호랑이', '신기한 사과나무', '안녕 태극기' 등 동화가 다수 수록됐다.
충주 / 윤호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