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천국의 달

2021.03.30 19:54:08

천국의 달
                         배문석
                         영등포예술인총연합회
                         수석부이사장



허물을 벗는다
세상에서 더럽혀진 껍데기
때 낀 행적을 여울에 헹군다
겨울 지나 다시 봄처럼
살결보다 더 깊은 곳을 씻는 거다
정결해진 붓을 들고
하늘을 길어다 달을 심고
가끔은 낮에도 머물며 그리워하는
하얗고 조각난 달을 그려넣는다
붓질 한 번에 바람이 일고
묘법 몇 번에
산이 옷 입는 소리
강물이 치마 헹구는 소리
치마 끝단에 올려진 달 뜨는 소리
몰골법 번짐이 하늘을 채우고도 한 아름 더 남는
하늘의 달 하나
붓 끝에 이는 바람에 실려간다
하늘로 하늘로 오르다보면
까마득한 세상 달이
바람처럼 흔들리고 있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