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산, 숲에 들면

2021.03.15 19:45:42

산, 숲에 들면
                             박영택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생각이 산에 올라
몸 부려 놓는다
앞서 간 사람들도 여기에서 발을 멈췄을까
알맞게 섞인 잎갈이나무와 늘푸른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향기로 덮혀
숲 속엔 정적만이
일렬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선다.

숲 속의 만상은 푸르고 깊기만 하다
탐욕의 찌꺼기가 빠져 나간
그위를 산새가 난다
맘껏 자란 잡풀들을 바람이
마음대로 치고 다니니
솔가지에 매달렸던 햇살이 우수수 떨어지고
바람은 빈 산으로 들어가 오지 않는다.

산도 그만 문을 닫을 것일까
잎 지는 소리에 놀라
새들은 몇 번씩 꿈을 바꾸고
떡갈나무 잎새로 들어간 별들도
어둠을 씻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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