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나무의 눈

2021.03.11 20:09:44

나무의 눈
                       김은숙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옹이는 나무의 상처
옹이는 나무의 눈

바람이 불면 그 눈으로
상대방의 외로움을 쉽게 들여다본다
서로의 옹이를 만져보고 쓸어보고
같이 눈물 흘리다가
기댈 기둥 하나 마주하는 것이다

옹이는 내가 들어가
숨을 구멍이며
세상과 소통하는 귀다
그리고 세상의 말을 듣는 가슴이다

흰 열무 꽃 같은 나비 떼
채송화 재잘거리는 여름날의 소나기
솔숲에 깃들던 백로 떼의 하얀 저녁
억새풀 빗질하는 푸르른 가을 하늘
소복소복 흰 눈 쌓인 먼 들판의 겨울노래도
옹이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옹이는 초라한 나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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