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초입

2020.12.10 19:49:30

초입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떨어지는 냉기가 아니라,
쩍, 갈라지는 마음이다

어느 길이나 초입에 서면 두려운 법
쫓기는 사람은 서두르지만
이미 예비한 자는
내려오는 한랭전선을 우산처럼 생각한다

몇 송이 성에가 유리창에 닿았다
수선거리던 금전수가 잠잠해진다

더운 입김을 분다
집의 언저리에 따스한 사랑이 퍼지고
방 안 가득히
식물의 푸른빛이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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