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청미래 가을

2020.11.17 19:41:25

청미래 가을
                         박 별
                         충북시인협회




이삭은 땅에 누이고
높은 열매 시나브로 떨구어내고

나무마다 고운 빛깔 입혀
바람길 따라 떠나보내는 가을

내려놓음으로
하늘은 새파라니 높아지고
가득 가득 가을의 이름

마음의 거짓도 덜어내어라
치솟는 번민도 그만 하여라
가을이 말없이 우리 곁에 선다

하나 또 하나 옷을 벗어
그대와 나 어깨에 걸어둔다

청미래 붉디붉은 그 좁다란 혈관
그대와 나 심장에 꽃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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