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가을 여행

2020.11.11 19:18:57

가을 여행
                         윤경자
                         충북시인협회




내소사에 곱게 물든 단풍잎이
온 산자락을 껴안고 핸드폰 안에서 꼬드겼다
반쯤 넘어간 가슴이 얼른 내려 달린다
허수아비 귀볼 스쳤던 바람도
드넓은 들판에 흩어졌다 따라붙고
산새들의 악보를 슬쩍 넘겨다보며
콧노래가 며칠 흥겨웠는데
슬렁거리며 쏟아지는 잎새 잎새들
착하게 버텨주던 내 몸에 탈이 났다
'여행 못가요'

푹 눌러 쓴 이블 속에서
여기쯤일까
저기쯤일까
아직도
뒤돌아서지도 못한 반쪽 가슴이
먼 내소사의
붉은 점만 이리저리 더듬고 있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