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식사 후의 대화

2020.10.20 19:38:58

식사 후의 대화
                         이승하
                         중앙대학교 교수




아내가 상의 단추를 풀고
드러낸다 오디 같은 유두를
아기의 입에 물린다
울던 아기, 엄마의 유두를 빨며
비로소 평화로운 얼굴이 된다

배를 다 채운 보드라운 아기가
아내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방그레 웃는다
아내는 부드러운 눈길로 아기와 눈 맞추며
빙그레 웃는다

아내가 가슴을 여미고
아기에게 말을 건넨다
-배가 많이 고팠었나 보구나
아기는 계속 방글방글 미소만 짓는데
-그래그래 이제 배가 부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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