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길을 묻는다
제1회 대한민국 시인상 대상작. 한이나 시인
직지심경直指心經은 오래된 유적 마음의 길이다
청주 나들목에서 강서동 반송교까지
플라다너스 가로수길
고향을 내달릴 때 가벼운 마음이 한 걸음이다
철당간을 지나
무심천 건너
구부러진 골목과 산책로를 휘돌아 가면
고려의 직지에 닿을까, 흥덕사에서 찍어낸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
칠백 년의 숨결을 맡을 수 있을까
글자의 마음 心에
닿을 수 있을지 길속의 길을 찾는다
고인쇄박물관에 와서, 복원된
직지에게 세상의 길을 묻다
종이를, 쇠와불을, 먹을 다루던 조상의 엄한 손길
글자 한 자 틀릴 때마다
마음 졸이며 혹독했을 정신의 치열함을 읽는다
누대로 전해진 어둠 속 불빛
심법心法을 만난다
사람의 마음을 맑고 바르게 보면 얻어질
마음공부를 되뇌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훤하다
직지의 슬픔과 자랑이 무심천 가득히 윤슬로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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