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능소화

2020.10.04 17:52:07

능소화
                            조이안
                            단양문인협회



기다림의 까치발 세워
돌담 위에 올라서 발돋움

오지 않는 님 그리며
모가지 길게 빼고 내다보는 맘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한 없이 작아지는 마음의 키는

혼자로는 설 수 없어
담장을 타고 솟아오르네

행여나 오늘은 오시려나
기다리는 님의 발자국

모가지를 길게 뽑아
하늘 끝에 다 달아도

어느 하늘쯤에서
어디메쯤에서 오는지

마침내 솟아오른 모가지
하늘 끝 창공에 닿누나

이토록 애타게 내가
너를 기다리는 것은

아마도 지난 생에 너를
마니 기다리게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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