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동그라미 대답

2020.07.19 16:44:47

동그라미 대답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어미새가 먹이를 물고
둥지 속으로 갸웃이 고개 숙일 때
당신은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겠지만

둥지 속의 털 보송한 아기새
입 쩍 벌려 먹이를 구하는 것은
숲을 향하여
작은 힘 다해 대답하는 것

당신이 우울한 샹송을 듣고 있을지라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누군가 소주잔을 옆에 놓고 헛도는 말투로
갈라진 앞산을 탓하여도
상관하지 않으며

푸른 나무 이파리 끄덕이는
숲을 향하여
다만 목청껏 대답하고 있어요
싱싱한 生의 동그라미를 힘껏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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