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복천암 가는 길

2020.06.22 17:47:00

복천암 가는 길
                         성낙수
                         시인



세상살이 아무리 힘이 들어
굶주려 살아도 비굴해지지 않아야 해

배 골아 허기 냉수로 때워
옳고 그름은 바르게 판단되어
존재의 가치를 확연히 몰라도
존재함으로 만족해하는 것을

세조길 따라 여유 찾아 걸어
물속에 투영되어 얻은 참삶의 모습
번뇌의 시작은 과욕에서 나와
소중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분주한 일상의 물방개 잠시 멱을 감아
엄한 낯으로 다가오는 고민
얼룩진 시간의 표정 닦을 수 없어
감쪽같이 흘러가 버린
헐렁한 시간 찾아 소용없어

모롱이 쭈그려 앉아 있는 고민은
훌훌 털어 홀가분히 고개 들어
까불어 예감 없이 추측으로 남아
주인의 민낯으로 그림자 지는, 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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