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재하는 것은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내가 존재하는 것은 새벽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요.
할일이 많아서입니다.
그 옛날 빼곡히 늘어선 개울가의 팔락이는
미루나무 이파리처럼
그 많은 날들을 곱게 간직 한 것은 무엇이며,
부질없어 버려 버린 것들은 또 무엇인가,
귀한 것들을 늦게 알게 한 어리석음이요
자만이 헛되이 긴 시간을 갖게 했기 때문이요.
겨울 찬 새벽 호숫가 물안개 꽃처럼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자태를 보았는지요.
그 맑은 속에 소문에 의하면
황홀한 물안개에 넋을 뺀 여인이
하얀 날개옷을 입고 홀연히 피어올랐대요.
해맑게 유혹하는 저 호숫가는
영원히 존재할지 몰라
동트는 이 새벽 님 찾아 어울려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