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벌금자리

2020.04.14 16:13:28

벌금자리
                         노영숙 백석대 겸임교수


겨울 가뭄으로
쩍 갈라진 밭두렁 사이로
아기 벌금자리 살며시 손을 내민다

대지의 산후통으로
젖 한 모금 못 빨고
멀건 암죽 한 숟가락 얻어먹고도
힘이 나는지
온 힘 다해 앞으로 기고 또 긴다

봉긋한 젖무덤 둑을 만나면
백설의 배냇저고리 사이로
연두색 손과 발을 휘젓으며
긴 띠를 남긴 채 둑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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