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무엇이 문제인가

2017.12.14 13:44:09

류정

한국시설안전공단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박사

아파트 입주자는 관리비 고지서에 ○○○원으로 표시된 장기수선충당금을 매월 관리주체에 납부하고 있다. 만약, 주택을 임차하여 세입자가 먼저 관리비와 함께 장기수선충당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세입자가 이사 갈 때에 집주인이 그 납부액을 반환해야 한다. 소유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의 적립목적은 장래에 승강기, 급수설비, 난방설비, 배수설비, 소화설비, 전기설비 및 도로시설 등의 주요시설과 내․외벽 보수작업 등 공용부분의 대규모 수선공사에 소요되는 목돈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매달 마다 세대별로 주택공급면적(=분양면적)에 비례하여 일정금액을 분할하여 조금씩 징수하는 것이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승강기가 설치된 공동주택,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의 공동주택, 지역난방방식의 공동주택,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 건축물로 건축한 건축물(=주상복합건축물)에 대하여 관리주체가 장기수선계획을 조정하고, 그에 따라 장기수선충당금을 징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http://www.k-apt.go.kr)을 보면, 2017년 11월 말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공동주택에서 적립하고 있는 장기수선충당금은 꼭 적립해야 하는 금액의 9.6%를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선공사비용의 90.4%의 부족을 의미하므로 그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지역별로 보면, 가장 적립률이 높은 대구시도 고작 20.78%를 적립하고 있다. 그 다음은 서울시(15.27%), 대전시15%), 충청남도(13.78%), 경상남도(13.77%) 순서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장 적립률이 낮은 곳은 광주시(1.20%), 제주도(1.38%), 전라남도(5.01%)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터무니없이 적은 장기수선충당금으로는 제때에 대규모 수선공사를 시행할 수 없다. 수선공사가 늦어지면 공동주택의 수명이 대폭 단축될 수 있다. 공동주택의 중대한 결함을 보수하지 못할 경우 입주자의 주거생활이 불편한 것은 물론, 공동주택의 건축설비와 부대․복리시설이 조기에 노후화 되어 대형사고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수선계획은 신축하는 건축비를 산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반공사와 주요구조부는 그대로 두고 수선공사비를 산정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준공 후 10년간 공동주택의 하자보수보증금은 총사업비의 3%를 예치하고, 10년간 사업주체의 하자보수비용은 총공사비의 약 2.2%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만약, 10년간 적립해야 할 장기수선충당금이 신축공사비 총액의 3%를 상회한다면, 노후화가 빠른지 여부에 대한 시설점검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내력구조부와 시설물의 내구연한에 따른 노후화 정도를 점검. 둘째, 내력구조부와 시설물의 적절한 수선주기, 수선공사범위 및 수선공사비용 등을 점검. 셋째, 수선공사비용의 총액에 대비하여 장기수선계획기간에 매월 세대별로 부과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의 과부족을 검토하는 것이다.

아울러 장기수선충당금을 적정하게 책정해야 한다. 첫째, 수선공사 범위를 과도하게 계상하지 않았는지. 둘째, 수선공사비용의 과잉 계산은 없는지. 셋째, 수선주기를 너무 짧게 정하지는 않았는지. 넷째, 불필요한 시설물까지 장기수선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는지

앞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은 미래의 입주자 등 특정시기의 입주자에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공평부담의 원칙과 균형배분의 원칙을 고려하여 산정하자. 공동주택의 장수명화와 쾌적한 주거시설은 세련된 장기수선계획에서 기획된다는 점을 중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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