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두루미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2017.08.30 14:54:43

장화온

MBA J&B교육컨설팅 대표이사)

터키의 북쪽으로부터 시리아쪽으로 연결되는 1천km에 이르는 타우르스 산맥은 독수리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타우르스란 "소의 등을 닮았다"란 뜻으로 내륙과 지중해를 가르는 거대한 산맥이 소의 등뼈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서식하는 독수리에게 가장 맛있는 먹잇감은 두루미이다.

독수리들은 곧 잘 타우르스 산을 넘어가는 두루미들을 공격해 배를 채운다.

그런데 항상 독수리의 먹이가 되는 것은 소음을 내는 두루미들이다.

원래 두루미들은 요란스럽게 떠들며 놀기를 좋아하기에 하늘을 날 적에도 계속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이 소리는 독수리들에게는 먹이 감을 알려주는 좋은 신호가 되기에 독수리들은 요란스런 두루미들을 공격해 어김없이 배를 채운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노련한 두루미들은 거의희생을 당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입에 돌을 가득 물고 하늘을 난다.

입에 문 돌 때문에 침묵을 지키며 무사히 여행을 마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귀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하나, 입이 너무 열려 있으면 공격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이 당하는 시련의 대부분은 입에서 비롯된다.

국가를 이끄는 거대한 조직이나, 작은 조직사회이나 항상 세치도 되지 않은 혀가 문제를 일으켜 국가를 넘기고 조직을 바꿔버린다.

낮의 말은 새가 듣고, 밤의 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뜻이 있지만 굳이 새와 쥐처럼 작지만 빠른 동물을 선택한 이유는 어떤 말도 빠르게 전파되면서 부풀어 진다는 의미도 함축한다.

자기가 의도하지 않던 말도 일단 밖으로 나오는 순간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부풀어 지고 변질되기 마련이다.

특히 정치인에게는 그 말의 진중함이 가중된다.

얼마 전 야당 정치인이 대선에 임할 때와 대선이 끝난 후의 자기의 지지 세력에 대한 말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한번은 겪어야 할 상황이라면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아니면 보다 외연을 넓혀 침체된 지지율을 올리려는 고육지책일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늙은 두루미의 지혜를 배우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정치든 사회든 한쪽으로 치우치면 견제의 기능은 사라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는다.

지금처럼 정부와 여당이 독주를 할 시에는 야당은 당력을 집중하여 견제에 치중해야 할 때이지 집토끼의 생각을 혼란에 빠뜨릴 때가 아니란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안보가 불안하다고 느낄 땐 안보에 목소리를 집중하고,

시장경제의 논리가 약화된다고 생각 될 때는 대응 논리를 찾아내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홍보할 때인 것이다.

독수리가 날아오고 있는데 동료를 향하여 끊임없이 잘못을 지적하며(의도와 다르게) 독수리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독수리가 날아 올 때는 돌을 문 늙은 두루미처럼 자신의 무리를 단속시키면서 타우르스 산맥을 지혜롭게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산맥을 넘은 후 돌을 빼고 한없이 수다를 떨어도 늦지 않다.

지혜로운 사람은 귀는 열어 놓되 말은 아낀다.

그것이 자기 조직이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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