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자은행에도 '인간광우병' 공포

미국 보건당국의 유럽산 정자 수입금지 조치 논란 일어

2008.08.14 16:32:40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줄리 피터슨(Julie Peterson 43)씨.

피터슨은 지난 2005년 뉴욕의 한 정자은행의 중개로 키가 크고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텐마크 남성의 정자를 제공받아 첫 딸을 낳았다.

스칸디나비아(스웨덴-노르웨이) 출신의 피터슨은 최근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정자은행을 방문했지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첫 아이를 낳았던 덴마크 남성의 정자가 모두 바닥났기 때문. 하지만 피터슨씨를 더욱 황당하게 만든 것은 미국 정부가 2년전부터 유럽산 정자 수입을 금지시켰다는 정자은행측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05년 5월부터 인간 광우병의 전염을 우려해 유럽산 정자 수입을 금지했다.

1980년 이후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3개월 이상 살았던 남성이나 기타 유럽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한 남성의 정자는 엄격하게 수입을 금지했던 것.

만일 정자를 기증한 남성이 (1990년대 후반 광우병이 창궐했던) 유럽에서 쇠고기를 먹고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vCJD.인간 광우병)에 걸렸을 경우 정자를 통해 미국의 산모와 태아에게 감염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미 보건당국의 조치였다.

그러나 당국의 유럽산 정자 금수(禁輸)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북유럽계 남성의 정자가 수요자들에게는 단연 인기였다.

정자은행측은 북유럽 남성들의 신체조건(파란 눈과 금발머리, 큰 키) 때문에 북유럽 남성의 정자를 찾는 수요가 많았고 또 그만큼 빠르게 팔려 나갔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미국내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는 북유럽계 정자가 금방 고갈됐고 수요자들은 결국 절박한 심정으로 유럽국가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피터슨씨도 2년전 정자를 기증했던 남성을 찾아 이미 여러차례 덴마크를 찾았을 정도다. 이처럼 북유럽계 정자를 구하기가 어렵게 되면서 정자의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피터슨씨의 경우처럼 과거에 활용했던 기증자의 정자를 찾던 LA지역 변호사인 로라(Laura)씨는 2천달러가 넘는 가격에 임신을 포기했다. 통상 정자를 담은 병의 값은 5백달러 미만이다.

로라씨는 '아들에게 형제를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불행하게도 그럴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정자가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상황이 잇따르자 LA에 본부를 둔 캘리포니아 크라이오뱅크와 뉴욕의 크라이오스 인터네셔널 정자은행은 지난 6월 미 보건당국에 유럽산 정자의 금수(禁輸) 조치를 철폐해 달라는 청원을 내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과연 성관계나 정자를 통해 인간광우병이 감염된 사례가 있는지의 여부.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정자를 통해 인간광우병이 감염된 사례는 아직까지 한 건도 보고된 바 없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크라이오뱅크의 찰스 심스(Charles Sims) 의료 담당자는 이와 관련해 '전 세계 연구 결과들을 검토해봤지만 정자에 의한 감염을 뒷받침할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제이콥 마이어(Jacob Mayer) 교수와 시애틀 생식의학연구소의 데이비드 볼(David Ball) 디렉터는 '결코 아니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감염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반박하는등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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