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야망에 무기력한 서방세계

러, 12일 군사작전 종료선언...서방세계, 실효적 대응책 없어

2008.08.13 08:45:27


옛 소련 제국을 그리워하는 푸틴의 '노스탈지아'(?)

남오세티야 독립문제로 촉발된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을 바라보는 서방 언론들의 시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은 옛 소련의 지배적 위상을 되찾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제국주의적 야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즉, 석유-가스산업에서 오는 國富(국부)와 독점적 위치에 있는 대(對)유럽에너지 공급, 1백만 군대와 수 천 기의 핵탄두, 세계 3위의 국방예산등을 바탕으로 옛 소련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푸틴의 야망이라는 것.

포스트는 특히 2008년 8월 8일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에 못지 않은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소련 제국의 붕괴로 미국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어졌던 '힘의 균형추'가 다시 냉전 상태로 복원될 수 있다는 우려다. 뉴욕타임스도 '푸틴이 소련 붕괴 이후 겪었던 모욕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전쟁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그루지야 침공 닷새만에 군사작전 종료를 전격 선언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번 전쟁의 개시와 종료선언의 주체는 모두 러시아였다.

지난 닷새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유엔, 나토등 국제기구들이 연일 러시아를 비난하며 군사행동 중단과 휴전을 촉구했지만 러시아에게 강력한 제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목표가 달성된 만큼 그루지야 전역에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군사작전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의 군사작전 종료선언은 이날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재를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 발표됐다.

이날 러시아의 작전종료 선언으로 앞으로 휴전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 그루지야 사태는 한마디로 전 세계에 '러시아의 힘'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특히 러시아가 친서방국인 그루지야를 겨냥해 육.해.공군을 총동원해 '융단폭격'을 가한 것- 부시 대통령은 이를 러시아의 과잉 반응(disproportionate response)이라고 지칭했다 - 은 서방세계에 경고와 함께 러시아의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푸틴 총리는 11일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각료회의에서 '러시아의 파트너인 미국이우리를 돕는 대신 방해하고 있는데 유감'이라고 말하는등 서방국가들을 향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푸틴은 또 '이라크의 작은 시아파 마을을 파괴하기 위해 사담 후세인을 처형했던 미국'이라면서 그루지야 침공을 비난한 미국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03년과 2004년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에서 친러시아 정권이 무너지고 친서방 정부가 들어선 데 대한 대응으로 이번 사태가 촉발됐다는 시각도 있다.

즉 러시아가 인접 국가들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차단하고,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저지하는등 유라시아 지역을 다시 지배권 아래에 두겠다는 면밀한 전략에서 그루지야를 침공했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올해 초 코소보의 독립선언, 그리고 러시아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는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기지 배치(MD)계획등에 대한 불만도 그루지야 침공의 원인이 됐다.

이처럼 러시아의 일방통행식 무력사용에도 불구하고 서방세계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실효적인 제재조치 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11일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21세기에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군사행동'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선택할 강경카드는 없어 보인다.

그런가 하면 유럽국가들도 석유와 천연가스등 각종 에너지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수수방관하기는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는 12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새로운 지정학적 게임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 지 확신이 없는 상태'라며 그루지야 사태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서방세계의 현주소를 지적했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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