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구원투수'의 성적표는(?)

2008.06.20 21:50:21

우여곡절을 거듭했던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이 19일(현지시간) 1주일만에 공식 종료됐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사인 '합의사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날 협상이 종료된 뒤 주미 한국대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협상은 종료됐지만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귀국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협상 결과를 즉각 발표하기는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한미 쇠고기 협상은 이날 오후 6시 50분(한국시간 20일 오전 7시 50분)에 종료됐지만 국민들은 24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합의내용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을 비롯한 정부 협상대표단은 21일 새벽 4시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그래서 협상이 끝난 뒤 대략적인 합의 내용이라도 먼저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취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대다수 언론들은 국민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합의 내용에 대해 '사실상 타결','30개월 미만 확실한가','알려졌다', '전해졌다'등 물음표만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같은 언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언론에 알려진 것 보다)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는 것 같다'고 짐짓 여유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주일동안 시종 굳은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었던 김종훈 본부장은 이날 협상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일단 서울로 간다'는 짤막한 답변만을 남긴 채 협상장을 떠났다.

협상이 실제 완전 타결된 것인지 아니면 일부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는 것인지 아무런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물론 서울을 떠나기에 앞서 '미국을 설득할 묘수가 있다'며 '협상결과는 서울에 돌아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던 김 본부장이다.

그렇지만 당시 그같은 언급은 쇠고기 협상이 민감한 사안인 만큼 협상 진행과정에서 극도의 보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용인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때문에 협상중단과 귀국결정, 귀국보류와 협상재개등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시켰던 쇠고기 협상이 공식 종료됐는데도 불구하고 양측의 합의내용을 곧바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지나친 '보안'은 아닌지...

솔직히 협상초반 갑작스런 김 본부장의 귀국소동은 아직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일 뿐만 아니라 한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미리 예고됐던 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특별기자회견으로 대국민담화의 형식이 바뀌게 됐지만 그만큼 '짜맞추기'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수반하는 정치적 이벤트 위주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쇠고기 합의도 그렇지만 20일 오후 6시 또다시 청와대의 대폭적인 인사발표가 예고되면서 국민적 관심사인 쇠고기 추가협상의 합의 내용은 공개될 여지조차 아예 없어지게 된 셈이다.

그런가하면 정부는 21일 김종훈 본부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를 마친 뒤 관계장관 회의와 고위 당정협의회를 잇따라 여는등 '떠들썩하게' 쇠고기 관련 후속 대책을 내놓을 모양이다.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의 합의사항은 과연 김 본부장이 당초 생각했던 묘수인 것인지...협상 초반 귀국소동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24시간이 지난 뒤 국민들의 궁금증이 다 풀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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