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개발, 지역 건설업체 홀대 '구설'

지역의무 20%…지자체는 49%
도금고 등 지자체 회계관리 속 지역무시

2014.06.09 20:04:20

NH개발이 충북농협 통합본부 신축공사를 발주하면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 폭을 최소화시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NH개발은 그동안 지역 건설업체의 의무공동도급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던 것으로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NH농협의 자회사인 NH개발은 최근 충북과 충남, 전북 통합본부 신축공사를 발주하면서 지역의무 공동도급 비율을 20%로 책정했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에 따르면 NH개발이 이번에 발주한 건축공사는 △충북통합본부 신축공사(300억원) △충남통합본부 신축공사(추정금액 316억원) △전북통합본부 신축공사(388억원) 등 3건이다.

NH개발은 입찰공고문을 통해 '해당 공사현장에 주된 영업소를 둔 건축·토목건축공사업 등록자의 20% 이상 지분 참여를 권장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지역의무 공동도급 비율을 전체 공사비 대비 20%로 제한한 셈이다. 더욱이 '권장'은 강제규정이 아니다.

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791번지에 들어설 충북통합본부 신축청사는 지하 2층·지상 7층에 연면적 1만5천126㎡ 규모로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건축공사로 볼 수 있다.

NH개발은 이번에 농협 계약규정을 내세워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대폭 제한시켰다.

하지만, 지역 건설업계는 농협 계약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행 국가계약법상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적용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중앙부처 87억원, 공공기관 262억원 미만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262억원이 넘는 공사에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국제무역기구(WTO)가 정한 국제입찰 대상이기 때문이다.

충북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건설공사의 지역의무 공동도급 가이드라인도 262억원이다. 100억원 미만에 대해 지역제한 규정을 적용하면서 100억~262억원까지는 지역의무 공동도급을 통해 지역 건설업체 참여비중을 최고 49%까지 늘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체 계약규정을 통해 50억원 미만에 대해서만 지역업체 참여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공공성이 강조되는 농협의 운용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WTO 출범 후에도 농협을 통한 정부정책 특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건설공사에서만 국제적 규범에 매몰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발끈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 금고 등 전국에서 엄청난 특혜를 받고 있는 농협이 정작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의무 공동도급 확대 요청을 외면하는 것은 모순이다"며 "공사금액에 상관 없이 모든 공사에 지역의무 공동도급 비율이 49%까지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충북농협의 한 관계자는 "금고 선정에만 주력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기관 역할 소홀 등의 지적은 건설단체의 의견에 불과하다"며 "이번 입찰과 지역경제 외면 주장은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NH농협 통합본부 신축공사는 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시행되며 내달 16일 입찰이 집행될 예정이다.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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