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목사님'→'그 분'→'그 사람'

"오바마도 내 주장에 동의했다' VS "내가 알았던 목사 아니다"

2008.04.30 22:51:50


오바마의 정신적 스승이자 담임목사였던 제러마이어 라이트 목사가 미국 대선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갓 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 발언 파문 이후 40여일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라이트 목사가 최근 공개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또다시 파문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종문제에 대한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주장을 아예 언론을 통해 공개리에 표출하고 나서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인종논란이 빠르게 대선이슈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언론들은 연일 라이트 목사의 발언내용과 정치적 파장,특히 오바마 표심의 향배등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러마이어 라이트 목사가 28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 클럽 강연에서 '미국내 소수자(minorities-people of color)들을 학살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AIDS 바이러스를 발명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오바마를 포함해) 교회 신도들이 은밀히 동의했다'고 말해 또 한번 파문을 낳고 있다.

당장 의혹의 시선은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집중됐다.오바마는 라이트 목사의 시카고 트리니티 연합교회를 20년동안 출석했고 또한 그가 결혼식 주례를 섰으며 두 딸도 그로부터 세례를 받았기 때문.

그러나 오바마는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라이트 목사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오바마로서는 경선 국면의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그의 발언파장이 상당한 역풍을 불러오는 데 따른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차원에서 오바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이트 목사를 '그 사람'으로 지칭하며 적개심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오바마는 '라이트 목사의 전날 발언에 대해 몹시 화가 났다(I am outraged)'면서 '어제 그의 모습을 보며 너무 서글프다(saddened)'고 말했다.또 '그같은 문제를 놓고 라이트 목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바마는 특히 '이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그 사람은 내 정체성과 너무나도 모순된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어제의 라이트 목사는 20년전에 만났던 그 사람이 아니다'The person I saw yesterday was not the person that I met 20 years ago)라고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했다.

오바마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라이트 목사가 여러 좋은 일을 해왔다고 말했었지만 AIDS 문제에 대한 그의 주장은 변명의 여지없이 모든 미국인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그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비판을 정치적 제스쳐(political posturing)로 묘사한 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오바마는 덧붙였다.

자신의 설교내용에 대한 비난은 흑인교회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한 라이트 목사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는 '분열적이고 파괴적인 발언이며,궁핍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목사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오바마는 지적했다.

한편 제러마이어 라이트 목사의 발언 파장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인디애나와 노스캐롤라이나 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바마가 자신의 담임목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이크 이즐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힐러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즐리 주지사의 이날 지지 선언은 흑인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노스캐롤라이나의 지지율 조사에서 오바마에 뒤져 있는 힐러리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펜실베니아 경선 승리 이후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힐러리가 '라이트 목사' 변수를 어떻게 표로 연결지을 지가 민주당 경선의 막판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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