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달라이 라마와 대화하겠다"

올림픽 성공을 위한 고육지책

2008.04.26 16:18:44

중국정부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측과 대화를 갖기로 전격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정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티베트 자치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가까운 시일 안에 달라이 라마측과 협상을 위한 접촉을 가질 준비를 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번 대화는 달라이 라마측에서 여러차례 요청해 온 것을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 "중국 정부는 일관된 티베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달라이 라마측이 이번 대화를 통해 티베트를 분리하려는 행동과 폭력행위을 중단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모든 활동을 중지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달라이 라마의 대변인인 텐진 타클라는 "베이징 당국의 대화 제의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대화만이 티베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이번 제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단계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이 티베트 망명 정부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측과 대화를 가지기로 전격 결정한 데는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국제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3월14일 티베트 자치구 수도 라싸(拉薩)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유혈 시위가 발생하자 이를 강경 진압한후 달라이 라마가 배후조종한 폭동이라고 선전전을 펴며 사실상 대화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올림픽 성화봉송 과정에서 티베트 지지시위가 잇따르는 등 국제적으로 반중국 분위기와 올림픽을 반대하는 여론이 고조되면서 중국 정부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특히 EU 회원국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중국 정부에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촉구하며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국가적 명운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세계의 정상들이 대거 불참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다만 달라이 라마의 정치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달라이 라마의 개인적 대표'와 접촉할 예정이라는 표현을사용했다.

중국 정부가 비록 달라이 라마측과 대화를 갖기로 했지만 협상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티베트에 대한 자치권 부여,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망명 티베트인들의 복귀 등 문제를 놓고 달라이 라마측과 꾸준히 물밑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좀처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은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1979년 이후 달라이 라마측이 20여차례에 걸쳐 중국에 대표와 참관단을 보냈고 그 때마다 심도있는 협상을 벌여왔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의 대표단 가운데는 달라이 라마의 큰형과 둘째형, 제부와 여동생 그리고 그의 측근 인사들이 포함돼 있었으며 특히 2002년 후진타오 집권 이후만 해도 6차례에 걸쳐 달라이 라마측과 접촉을 가졌지만 달라이 라마측이 분리독립이라는 입장을 철회하지 않아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측은 티베트에 대해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중국정부는 이는 사실상 분리독립으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고 이같은 요구를 일축해왔다.

중국 정부는 이번에 달라이 라마측과 대화를 갖기로 하면서도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일관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베이징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칠 때까지는 대화와 협상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간동안 협상의 중대한 진전이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티베트 문제는 또다시 장기 미제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