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 타임스 "한국, 재벌병폐 고쳐질지 의문"

2008.04.25 09:58:44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의 퇴진선언과 함께 한국재벌의 병폐가 세계 언론의 조소거리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섹션 1면에 “이건희 회장의 퇴진발표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한 사람의 몰락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한국이 이룩한 경제기적의 모순된 유산을 돌아보게 한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반도체와 초대형유조선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 9600억달러의 경제규모로 발전했으나 대부분 삼성처럼 가족이 소유한 소수의 기업들이 좌우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재벌(Chaebol)’이라 불리는 30개 대기업이 한국경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과연 한국이 재벌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인지, 최소한 그들에 조사활동을 강화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그 자신 ‘재벌의 산물(Product of Chaebol)’이지만 한국의 기업관리가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것을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많은 한국인들은 재벌일가들은 비난하고 있으며 이들이 과거 군사독재시절 통치자들과 결탁한 구시대 권위주의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삼성같은 가족기업들은 초창기 한국전쟁의 잿더미속에서 일본 브랜드의 이름으로 값싼 TV를 파나마와 같은 나라들에 팔면서 성장했고 오늘날 한국은 세계13위의 경제대국으로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고 고급 부티크상점이 대로에 줄지은 가운데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

연매출 1500억달러로 세계 최고의 전자기업중 하나로 우뚝 선 삼성전자는 푸른색의 ‘블루 오벌(Blue Oval)’로고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고 얇은 회로판의 휴대전화와 평면TV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타임스는 한국이 지난 10년간 삼성그룹의 이회장 일가에 대한 관용이 약해지긴 했지만 얼마나 그들을 압박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 다른 재벌 총수들의 사례를 들었다.

정몽구 회장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한국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로 형집행정지와 함께 석방됐고 과거 SK그룹 회장도 3년형을 선고받고 바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이건희 회장의 유죄가 입증되면 종신형도 처해질 수 있지만 다른 재벌 총수의 사례를 볼 때 그같은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 회장의 퇴진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그룹에 대한 타격으로 보인다고 말한 삼성은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건물과 조선소를 짓는데 참여하고 있으며 59개 계열사와 한국경제 5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덕분에 많은 한국인들이 농담삼아 대한민국을 ‘삼성공화국’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퇴진과 함께 삼성은 전략기획실의 폐지를 발표했지만 비판론자들은 개인으로 최대 주주인 이 회장이 막대한 영향력을 휘두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김선웅 변호사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잃지 않을 것이며 이사회를 통하지 않고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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