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류언론 삼성 이건희회장 스캔들 보도 경쟁

2008.04.19 01:22:30


한국 대통령 소식보다는 삼성 총수의 스캔들이 반가운걸까.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소식을 한줄도 전하지 않은 미국의 양대 언론 뉴욕타임스와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약속이나 한듯 삼성 이건희 회장의 기소 소식을 크게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서울발기사로 삼성 이건희 회장과 9명의 임원이 경영권 불법승계와 관련조세포탈혐의 등으로 기소됐다는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WSJ도 이날 B섹션 1면 헤드에 인덱스를 넣은데 이어 5면 톱기사로 처리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삼성특검 결과 이건희 회장이 측근의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에 수십억 달러를 은닉한 혐의와 아들 재용씨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넘긴 혐의로 기소되고 9명의 임원들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구속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의 하나인 삼성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이 회장과 관련임원의 죄가 ‘심각한 범죄(Grave Crime)’이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이들을 구속할 경우 한국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삼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삼성의 전 임원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이번 사건은 삼성의 비자금이 공무원과 정치인들에게 뇌물로 전달되고 고위검사와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의 이름까지 거명됐으나 특별검사팀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종결처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WSJ는 삼성이 이번 사건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음주 이건희 회장의 퇴진을 포함한 그룹 쇄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과가 서구스타일의 법적 제재보다는 대중의 감정에 더 호소하는 한국의 독특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한 WSJ는 외국 기업들에게 법적 자문을 하는 변호사들은 이러한 경향에 유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많은 한국인들은 59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이 너무 많은 힘을 갖고 종종 나쁘게 휘두른다고 생각하지만 법적 제재로 타격을 주기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특검팀으로부터 두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던 이건희 회장이 사퇴를 포함,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그는 1938년 창업,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TV, 메모리칩과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핸드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을 부친 별세후 이끌어왔다고 소개했다.


기사제공:뉴시스(http://ww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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