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지붕 철거·교체 '빛과 그림자'

청원군, 올해 30동 추가 지원 주민들 호응
저소득층 노인들은 새 지붕 설치비용 부담
공사기간 동안 머물 장소 없어 중도 포기도
군 "노인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 검토"

2013.12.11 20:19:24

청원군 내수읍의 한 주택에 1급 발암물질 석면 덩어리인 슬레이트 지붕이 설치돼 있다.

ⓒ최백규기자
1급 발암물질 석면 덩어리인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기 위한 청원군 보조사업이 성과와 동시에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10일 군에 따르면 올해 슬레이트 지붕 철거·교체를 신청한 가구에 대해 철거 비용 220만8천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사업대상으로 120동이 배정됐지만 신청인이 많고 지난해 사업추진에 대한 반응도 좋아 군은 30동을 추가로 지원, 모두 150동에 대한 슬레이트 지붕 교체·철거를 마쳤다.

이 중 6동에 대해서는 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주택 개량사업'과 연계해 슬레이트 지붕 교체는 물론 새 집을 짓는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인포그래픽 = 최백규기자
이와 같이 군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이 사업에는 어두운 면도 존재하고 있다.

사업 대상자 대부분이 농촌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이어서 지원사업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지자체에서 철거비용을 지원하더라도 지붕 철거 후 새로운 지붕을 설치하는 개량비가 없어 대부분의 대상자들이 신청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원금액은 지붕 철거 비용으로 쓰이고 새로운 지붕을 설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수백만원을 자부담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고령의 노인들에게는 슬레이트 지붕 교체 계획서 작성도 만만치 않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신청이 불가능하다.

주변의 도움으로 지원사업 대상이 돼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붕 철거는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지만 새 지붕 설치를 위해서는 짧게는 몇 주일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 걸린다. 이렇게 되면 공사기간 동안 머물 공간이 필요한데 마땅한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지 못한 노인들은 공사가 시작되면 거주 공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올해 사업을 신청한 가구 중 30가구는 슬레이트 지붕 교체를 중도에 포기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 슬레이트 지붕 교체 보조사업에 예상외로 많은 신청이 들어와 사업 대상을 확대하는 등 이 사업이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기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노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슬레이트 지붕 건물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청원 / 최백규기자 webbc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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