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사 공약 추진 '손놓은' 충북도

장애인단체, 스포츠센터 수영장 길이 50m 확장 요구
도, 청주시에 책임전가…시 "재정 여건상 어렵다"

2013.03.18 20:08:52

'청주시 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 사업'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당사자이자, 논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충북도'는 은근히 발을 뺀 채 청주시에 책임을 전가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돈'이다.

"이왕지사, 돈을 더 들여서라도 제대로 짓자"라는 장애인단체들의 주장과, "현실적으로 추가 재정 부담은 불가능하다"라는 청주시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청주시 장애인스포츠센터 건립 사업'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공약사업.

충북도가 '돈'을 추가 부담하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충북도는 청주시와 함께 돈을 부담하자는 입장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청주시 장애인스포츠센터는 국비 36억원과 도비 62억원, 시비 62억원 등 모두 160억원을 들여 25m 수영장 6레인, 농구장 규격의 다목적체육관, 체력단련실, 다목적실, 실외 론볼장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청주시는 상당구 사천동 밀레니엄타운 내 2만㎡의 터에 이 같은 규모의 스포츠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현재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 지사의 공약 사업이지만 청주시는 시비 62억원을 부담하며 건립 사업 전체를 맡아서 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 장애인체육회 등 도내 장애인단체들은 수영장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확장 등 설계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수영장 길이를 정식대회 규격인 50m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충북도내 50m 길이의 수영장이 3곳 있지만 모두 일반인을 위한 것이어서 장애인들의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충진 청주시의원도 거들고 있다.

최 의원은 18일 시의회에서 "장애인스포츠센터의 기본설계 내용을 보면 미래의 활용 가치는 차치하고 당장 사용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충북도내 정식 규격인 50m 규모의 수영장이 3개 있지만 청주실내수영장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지 않았고, 중원대학교와 청주농업고등학교 수영장은 학생들이 이용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하는 수영선수들이 인근 대전 등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범덕 시장에게 "현재 25m 길이에 6개 레인으로 설계한 장애인스포츠센터 수영장을 길이 50m 규모로 확장할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한 시장은 "어렵다"라는 입장이다.

사실상 '돈' 때문이다.

한 시장은 "장애인스포츠센터는 충북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충북도에서 계획하고 국비까지 확보했으나 장애인 인구수가 가장 많은 청주시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침을 세워 청주시에 건립을 제의한 사업"이라며 "레인을 50m 규모로 건립하면 수영장만 150억원 정도가 들어가고, 전국 규모의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시설로 건립하려면 관람석, 선수대기실, 체온조절탕 등 필수 부대시설을 포함해 3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현실적으로 50m 규모 수영장은 어렵다"고 답했다.

대신 "도내 장애인 수영선수가 대전에서 훈련하는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청주실내수영장에서 훈련이 가능하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장애인 수영선수가 사용할 수 있는 레인과 시간을 배정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수영장 레인을 50m로 늘리는 데만 순수 80억원, 전국대회 규모의 대회를 치를 정도의 시설을 갖추려면 모두 160억원의 돈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 청주시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 지사의 공약사업인 만큼, 충북도가 부담하면 될 터.

하지만 충북도는 청주시와 함께 부담하자는 입장.

50억원만 더 들이면 장애인단체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것.

청주시 관계자는 "광특예산을 활용해 국비 15억(30%), 도비 17억5천만(35%), 시비 17억5천만원(35%)을 각각 부담하자는 것이 충북도의 입장"이라며 "청주시는 더 이상 추가 부담을 할 수 없다. 충북도가 추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지 않는 이상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이호상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