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세금을 받으러 갔다 체납자의 어려운 가정 살림을 보고 오히려 쌀 1가마니를 전달하고 온 공무원의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영동군 용산면 민원봉사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준식(45)씨는 지난 11월 초 지방세(자동차세 8만원)를 체납하고 있는 A씨(여·37·용산면 한곡리)의 집으로 밀린 세금을 받으러 갔으나 전기세도 3개월이나 밀려 전기공급도 중단될 위기에 놓인 A씨의 가정형편을 듣고 쌀 1가마니(80kg)를 이 가정에 전달했다.
A씨는 남편이 음주운전으로 올해 초 구속되자 다니던 직장도 다니지 못하고 갓 돌이 넘은 아들과 11~12살이 된 2명의 딸,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여·66)와 함께 셋째 아이 출산으로 영동군 보건소에서 지급받고 있는 출산 장려금(월 15만원)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밀린 세금을 받으러 갔다가 농사거리도 없이 직장도 다니지 못하는 가운데 세 아이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A씨의 딱한 사정을 접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미약하나마 쌀 1가마니를 전달하게 됐다. 특히 당시 돌도 되지 않은 A씨의 막내아들을 보고 아이를 두고 있는 같은 부모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주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 씨는 지난 3월에는 호적없이 살고 있던 이용태(여·69·용산면 한곡리) 할머니의 호적을 만들어 주는 과정에서 30년전 헤어진 모녀를 상봉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4월에는 조남원(여·70·용산면 한곡리)할머니의 호적을 만들어 줘 기초수급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해 주기도 해 지역 주민의 작은 일도 넘겨버리지 않고 챙겨주는 공무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동 / 정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