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박카스'나 '마데카솔' 등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48개 일반약을 살 수 있게 됐다.
이를 하루 앞둔 20일. 슈퍼마켓과 소비자, 제약회사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슈퍼마켓은 당분간 제품을 들여올 생각이 없다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고 매출상승으로 긍정적 태도를 보일 것 같았던 제약회사는 약사회 눈치만 보며 시큰둥해 했다.
소비자들은 주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도 간단한 약을 살 수 있다는 것에 반가움을 표했다.
◇슈퍼·편의점 "당분간 판매 계획 없어"
사창동에 위치한 편의점 주인 A(38)씨는 당분간 의약외품을 들여올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주변 동종업계 상인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는데 아직까지 판매할 계획이 없다"며 "다음 주 중으로 소량 비치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인근 슈퍼마켓 주인 B(30)씨는 "일부 슈퍼는 전부터 특정 자양강장드링크제를 자체적으로 몇 박스씩 가져다가 판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예 슈퍼마켓에서도 의약외품 판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인들도 많았다.
지자체와 제약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정보를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인들은 입을 모았다.
◇제약회사, 약사회 눈치·유통망 확대 부담
제약회사는 의약외품이 슈퍼에서 판매될 경우 약사회와의 대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의약외품을 슈퍼에 유통했다가 약사회에서 반발, 불매운동이라도 펼치면 제약회사에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주지역 유통을 담당하는 동아제약 대전지점 관계자는 "상부에서 계속 회의 중이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유통할지는 미지수"라며 "약사회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의견 조율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마켓판매가 이뤄지기 위해선 유통망 확대와 광고 등에 관한 새로운 마케팅이 따를 수밖에 없어 추가적인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도 제약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민들 "슈퍼판매 적극 환영"
반면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는 엄청나다.
시민 김모(여·45·금천동)씨는 "얼마 전 새벽에 갑자기 탈이 나 소화제가 필요했는데 주변 약국은 모두 문을 닫아 밤새 편히 자지 못했다"며 "이제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사먹을 수 있어 안심"이라고 했다.
수험생 박모(여·26·운천동)씨도 반가움을 표했다.
박씨는 "시험 준비하면서 자양강장 드링크를 많이 마시는데 약국까지 갈 번거로움 없이 주변 슈퍼에서도 사먹을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반색했다.
/ 김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