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6·25는 조선시대 전쟁"

학교교육 연간 1번꼴… 예비군·민방위도 형식적

2011.06.23 20:04:16

6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민족의 비극, 6·25전쟁은 지나간 세월만큼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대신 사회 곳곳에 도사린 '안보 불감증'은 점점 커지고 있다.

23일 청주 성안길 철당간 광장에서 열린 ‘6.25 전쟁 당시 음식 시식회 및 장비.사진 전시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밀개떡,보리주먹밥 등 6.25 전쟁 당시의 음식을 시식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안보 불감증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반공교육, 교련수업 등이 구습(舊習)이란 미명 아래 사라진 뒤 그 정도는 더 심해지고 있다.

현재 초·중·고의 안보교육은 '탈북자 강의' 정도다. 한 학교에서 많아봤자 연 1회, 두어 시간일 뿐이다.

6·25사변일, 현충일 등에 열리는 기념행사도 '노병(老兵)'들만의 눈물로 채워지고 있다. 참전용사 충혼탑에 헌화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은 여간해서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 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다. '6·25전쟁이 발발한 시기는·'이란 질문에 전체의 36.8%가 '조선시대'라고 답했다.

젊은이들의 안보의식도 큰 문제다. 예비군이나 민방위 등 각종 안보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도는 이미 오래 전 실종됐다.

예비군 부대와 지자체의 획일적이고도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그 원인이다. 똑같은 시청각 교재, 노후화된 장비 등은 매년 되풀이되는 사항이다.

이러한 문제 개선과 함께 여성에 대한 안보교육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여성은 군 복무를 하지 않는 탓에 안보의식이 다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한 여대생은 "솔직히 전쟁이 나면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며 "여성도 최소한의 안보교육은 받아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전반에 깔린 안보 불감증은 참전유공자들의 시린 마음을 더욱 후비고 있다.

도내 보훈단체 한 관계자는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북한은 아직도 전쟁준비에 여념이 없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참전유공자 김모(84)씨는 "요즘 학생들은 6·25의 비극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학생들을 보면, '내가 무엇하러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켰나'하는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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