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굶어도 '별다방' 포기못해

여대생 유별난 커피사랑…네일아트도 패션문화

2011.06.16 20:26:31

16일 오후 청주대 정문 앞 한 커피전문점. 여대생들이 브랜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아기자
청주대 3학년 박설아(여·23·가명)씨는 오늘도 1천500원짜리 김밥을 사먹은 뒤 A사 커피전문점으로 향한다.

빼곡하게 적혀 있는 메뉴판에서 오늘 마실 커피를 고르는 것은 박씨의 유일한 낙. 오늘은 기분도 꿀꿀하니 단 것이 당겼다.

캐러멜 시럽과 모카(커피와 초콜릿 향미제의 혼합물)가 들어간 '캐러멜 프라페'를 시켰다. "5천300원입니다" 과감히 카드를 내민다.

밥은 먹지 않아도 커피 없인 못산다는 여대생들. 브랜드 로고가 박힌 일회용 컵을 들고 다니며 거리를 활보하는 여대생들에게 커피는 하나의 패션이다.

박씨는 "솔직히 말해 브랜드 커피를 마실 정도로 세련되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달 용돈으로 30만원을 받는다는 그녀는 한 달 커피값으로 15만원이 넘게 나온다고 한다. "커피 마시면서 용돈에 쪼들려 살죠. 근데 밥값을 아낄지언정 커피를 줄일 생각은 없어요"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청주시에만 최근 3년 사이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34개나 생겼다. 지난 2007년 2월에 처음 입점한 A사 커피 전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S사,C사, T사 등 다양한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등록됐다.

여대생들의 문화에 있어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은 '네일아트'다. 네일아트는 손톱을 정리하고 매니큐어를 칠해 개성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 민감한 여대생들에게 손톱하나도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16일 오후 네일아트 가게에서 만난 신모(여·25)씨는 "손톱정리를 하고 다양한 컬러를 입혀 예뻐진 손을 보면 우울했던 기분도 사라지고 왠지 더 자신 있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옆에서 매니큐어 색을 고르느라 바쁜 양모(여·25)씨가 말을 거들었다. "네일아트 정기권은 한 달 용돈 중에 가장 먼저 지출하는 부분이에요. 용돈이 모자라 밥을 굶더라도 초라해 보이고 싶진 않아요."

네일아트 가게도 청주에 13개나 등록돼 있다. 성안길에 있는 네일아트 가게는 예약하지 않으면 기본 1시간을 기다려야 서비스를 받을 정도로 사람들로 붐빈다. 가게 안에 있는 동안에도 예약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왜 비싼 커피를 마시고 한 달 정기권을 끊어가며 네일아트를 받을까. 정모(여·26)씨는 "나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 나한테 더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에 투자하는 게 어찌 보면 여대생만의 경제활동이 아니겠냐"며 "빚내서 커피와 네일아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이상 엄연히 개인의 문화이고 권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김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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