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비난에 조속 협상‘강수‘

아프간 정부에 ‘수감자-인질교환‘요구 재확인

2007.08.01 09:59:58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23명 중 고(故) 배형규(42) 목사에 이어 심성민(29)씨가 31일 새벽(한국시간) 살해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탈레반이 심씨를 살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탈레반이 심씨를 살해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교착 국면에 접어든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인 납치행위가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국제사회 비난이 시간이 흐르면서 거세지는 점을 감안, 조속한 타결을 위해 ‘인질 살해’라는 강수를 뒀다는 것.

여기에 ‘몸값’을 받고 인질들을 석방하자는 탈레반 내 온건파를 단속하고 내부 결집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극단적인 일을 저질렀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남성 인질을 추가 살해했다고 주장한 뒤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협상이 안되면) 남성 인질을 먼저 순차적으로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따라서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 교환’ 요구를 일축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정조준,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주지 않을 경우 추가 살해할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꽉 막힌 석방교섭을 풀 열쇠로 탈레반이 지목한 이는 남성 인질인 심씨.
비록 외신 등을 통해 ‘여성인질 살해 가능성’이 감지되긴 했지만 여성이나 어린이 포로를 죽이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슬람 율법’을 어기고 여성인질을 ‘희생양’으로 선택하기는 원칙주의자인 탈레반으로서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심씨가 이미 언론에 노출된 전례가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심씨는 지난 29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여기가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집 안에 있다. 다른 3명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또 남성 인질 중 건강상태가 가장 좋지 않아서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탈레반은 구출작전에 대비하기 위해 밤을 틈타 거의 매일 인질을 이곳 저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앞서 살해된 배 목사의 경우처럼 심씨가 아플 경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이밖에 심씨가 억류 기간에 종교적 행위가 두드러져 살해됐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디가 30일 “한국인은 아프간인을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려고 왔다”며 종교를 거론한 점으로 보면 심씨가 기도 등 종교적 행위로 탈레반을 자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사제공:연합뉴스(http://ww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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