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물류센터의 양주판매 논란

"농민 상생취지 어긋나" vs "고객편의 위해"

2009.10.15 19:17:39

최근 우리 전통의 술인 막걸리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이하 농협청주물류센터)에서의 수입양주 판매에 대해 분분한 의견이 일고 있다.

농협청주물류센터에서는 법주, 복분자주, 소곡주 등 민속주와 국산 양주는 물론 위스키, 브랜디, 꼬냑, 보드카 등 수입양주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14일 농협청주물류센터에 따르면 이곳에서 판매하는 수입양주는 120여 종류로 지난해 매출액은 총 4억6천675만여원, 올해 매출액은 9월말까지 2억5천90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농협청주물류센터는 올해 수입양주매출이 줄어든 이유로 신종플루로 인해 홍삼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과 재고물량부족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이곳에서 판매되는 민속주는 지난해 3억6천940여만원어치를 판매한데 이어 올해는 3억8천9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에 마련된 양주코너에 위스키, 꼬냑, 브랜디 등 각종 수입양주가 진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청주물류센터의 전체 주류판매실적 대비 양주판매 비율은 지난해 56%, 올해는 40%를 각각 차지했다.

이처럼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협청주물류센터가 쌀막걸리 등 전통 민속주만 판매하지 않고 양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것을 놓고 '신토불이(身土不二)'를 주장하는 농협에서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는 의견과 고객편의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贊>

수입양주 판매를 찬성하는 시민들은 "대형할인매장에 쇼핑을 가려면 원하는 상품이 모두 있기를 바라는데 양주만 사기 위해 다른 할인매장을 가게 된다면 번거롭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농협물류센터를 찾는 고객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협물류센터 관계자도 "판매자 입장에서 봤을 때 농산물이 아닌 경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것은 판매하지 말라는 것은 어패가 있다"며 "양주는 공산품으로 봐야 하며 고객 편의를 위해서는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물류센터의 또 다른 관계자는 "농산물의 경우에는 농민의 입장을 고려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양주는 가공식품으로 봐야 한다"며 "다른 대형할인매장과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反>

농협청주농산물물류센터에서 수입양주를 판매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쌀이나 고기, 바나나, 오렌지 등도 국내산이 있고 수입산이 있지만 농협물류센터에서는 국내산만 판매하고 있다"며 "양주는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농협이 민속주를 특화시켜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상품이 되도록 앞장서야 하는데 오히려 농협이 본사 차원에서 양주를 매입해 전국 읍·면단위의 하나로마트까지 이를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농민과 농협이 '상생(相生)'하겠다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최근 막걸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격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관련, 막걸리코너를 신설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등 특화시켜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지난 8일 전국 농협물류센터와 계열사 등 총 14개소에 다음달 말까지 '우리술 판매코너'를 설치해 민속주, 지역특산주, 막걸리 등 전통주를 판매,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을 요청했다.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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