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영어교습소 '제이영어'를 운영 중인 조충원 대표가 자신의 학원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저희가 어렸을 때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전해오는 불변의 문장이 있어요.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로 시작되는 학부모님들의 푸념이죠. 부모들에 의하면 이 세상에 머리 나쁜 아이들은 없어요. (웃음) 어쩌면 사실일 수도 있어요. 그저 잘못 배운 아이들이 있을 뿐이니까요. 그 사실을 언제쯤 깨닫느냐에 따라 그 아이의 미래가 바뀌게되겠죠. 백지에 그리는 것보다 이미 그려진 것들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게 훨씬 어려운 일이니까요.”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영어와 제가 어렸을 때 배웠던 영어는 달라요. 물론 외국어라는 개념이야 같지만 수준 차이가 확연하죠. 중학교에 들어가서야 정식 교과목으로 시작하던 시절과 같을 수는 없잖아요. 그 때의 수능영어가 지금 고등학교 1학년 수준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원어민 강사를 보면 신기했던 그 시절엔 회화란 TV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였어요. 그때 영어가 문법 위주의 교과목이었다면 지금은 그야말로 필수 외국어가 된거죠.”
“청주가 ‘교육의 도시’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교육열’이 높다는 건 동감해요. 인구 대비 열정적인 학부모님들이 많거든요. 대형 학원에서 일할 때는 학생들과의 교류보다 학부모들과의 소통이 더 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수업을 제외하고는 학생들과 마주할 시간도 없이 학부모들과의 상담이 이어졌으니까요. 그 시간에 학생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들 개개인의 다른 이야기들을 듣고,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생들과 가장 가깝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작은 교습소를 시작한거죠. ”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영어교습소 '제이영어'를 운영 중인 조충원 대표가 자신의 학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평범한 직장인이 꿈이었어요. 대학 교직원으로 일하던 시절 무료한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갔던 대학원이 인생의 반환점이 됐어요. 취미로 갔던 그 곳에서 의외의 적성을 깨닫게 된거죠. 실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 교단에 선 순간 몸이 반응하는 걸 느꼈어요. 직접 영어를 배우는 것도 늘 새롭고 재미있었지만 가르칠 때의 희열은 특별했어요. 가르치는 재미를 알게 된 뒤로 사무실에 앉아만 있을 수 없었어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영어학원 강사로 나서게 됐죠. ”
“중학생이 되기 전 친구를 따라 배우러 갔던 영어에 재미를 붙였어요. 그런 재미는 다른 과목으로 이어졌고 성적에도 반영됐죠. 부모님의 강요없이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게된 거예요. 부모님은 그 뒤로도 공부를 강요하신 적이 없어요.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기 싫을 때 안하고, 그저 내버려두신 덕에 그때의 저는 즐거웠어요. 하지만 성인이 된 뒤론 약간의 원망도 남더라고요. 조금쯤은 강요해 주셨다면 더 잘했을 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
“성인들은 자신의 필요로 인해 학원을 찾아요. 학생들이 본인의 의지로 오는 경우는 1,2%에 불과하죠. 당연히 마음이 열린 상태의 ‘어른’ 수강생들을 가르치는게 수월해요. 하지만 억지로 끌려온 아이들이 마음을 열었을 때의 기쁨과는 비교할 수 없어요. 특히 apple도 모르던 학생이 학교성적을 끌어올려 자랑할 때, 5분도 집중하지 못하던 아이들의 학습 자세가 달라졌을 때는 그 아이들 이상의 성취감을 느끼게 되니까요. ”
/김희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