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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9.09 10:30:00
  • 최종수정2016.09.09 10:30:0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수동에 위치한 디자인 전문 '플러그미디어웍스'를 운영 중인 문인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43. 청주 수동 '플러그미디어웍스' 문인규 대표

청주시 수동에 위치한 디자인 전문 회사 '플러그미디어웍스'를 운영 중인 문인규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 도중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PC방이 막 생겼을 무렵 친구들과 게임을 하러 찾은 그 곳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됐어요. 화상채팅이라는 걸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제 앞에 보이는 사람과 화면 속 사람의 얼굴이 전혀 다른거예요. 지금은 흔히 말하는 ‘뽀샵’이었죠. 붓질 몇 번으로 사람의 얼굴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그 기술이 궁금해졌어요. 당시 포털 검색으로 정보를 알아내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죠. 결국 제 인생 최초로 서점에 달려가 책을 사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20살 인생에서 제 의지로 구입한 첫번째 책이었죠. ‘포토샵’. ”

“학창시절 장난삼아 그린 그림을 보고 미술선생님이 입시 미술을 권하셨어요. 청소를 비롯한 모든 방과 후 활동을 열외시켜주시며 하루 한 편씩 일본 애니메이션까지 보여주셨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을 접하다보니 흥미가 생겨 학원까지 갔어요. 그런데 학원에서는 내가 원하는 걸 배우는 게 아니더라고요. 왜 매일 석고상을 그려야하는지 의문이 들 때쯤 학원에 같이 다니던 아이들이 다가왔어요. ‘코스프레’를 같이 해보지 않겠냐면서.(웃음) 그 이후로 학원에 발길을 끊었어요. 그땐 지금처럼 ‘덕후’들이 인정받지 못할 때였잖아요. 그 애들이 무섭더라고요. ”

“학비 아까운 줄도 모르고 3일만에 대학을 등진채 놀기만하다 군대에 갔어요. 우연히 신병교육대에 있게 됐고, 그 곳에서 여지껏 만나본 적 없는 ‘좋은 학교’ 친구들과 생활하게 됐어요. 그 친구들과의 생활에서 주눅이 들기보단 자신감을 갖게됐죠. 그 또래에서는 사회적으로 부러움의 시선만 받는 아이들이지만 사회성이나 유연한 사고 면에서 제가 그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버드대 출신 후임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다보니 학벌이나 사회적 편견이 결국은 별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올 수 있었어요.”

청주 수동에 위치한 디자인 전문 회사 '플러그미디어웍스'를 운영 중인 문인규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뒤늦게 다시 들어간 학교에서는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어요. 원래 장학금이란게 정신차리고 들어온 학생들을 위한 특혜라고 하더라고요. 과대표 자리를 독차지 하고도 모자라 당시 부과대였던 아내까지 차지해버렸죠.(웃음)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건 두말없이 저만 믿고 따라와 준 사람이에요. 사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사장역할보단 디자이너 역할에 몰두하던 저를 위해 아내가 나서줬어요. 사업가로의 면모를 갖춰나가면서 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있죠. "

“일찌감치 사업자를 내고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그야말로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집단을 많이 겪었어요. 업체를 운영하는 사장 뿐 아니라 젊은 작업자를 대하는 고객들도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는 일이 많았거든요. 제가 직원과 함께하는 회사를 만들었을 땐 시행착오들을 철저히 녹여냈어요. 디자이너나 개발자처럼 기술을 가진 이들도 기획 단계부터 함께 고민하도록 하고 그들의 시간과 노동이 온전히 인정받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죠. 고객과 작업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까지 10년쯤 걸린 것 같아요.”

“처음 만나는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전엔 서울에서 했는데 …’ 예요. 업체 선택에서 중요한 건 사업자가 속해있는 지역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걸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느냐’인데 말이죠. 아직도 청주를 비롯한 지방에서는 서울이 선망의 대상인가봐요. 저는 청주에 있지만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의뢰를 받고있어요. 이쪽 분야는 지역의 틀에 갇힐 필요가 전혀 없으니까요. 저희와 작업을 하신 분들부터 차츰 그런 편견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금요일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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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