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술단체장의 처신에 대한 유감

2016.03.30 19:57:48

지역 문화예술계가 어수선하다. 지난달 충북문화재단의 문화예술사업 지원 대상 발표가 나고 부터다.

논란의 중심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한 예술단체가 있다. 지난해 자격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 단체는 올해 다른 사업 분야에 지원해 또다시 거액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이를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해당 단체는 입을 닫았다.

예술계의 시각은 양분되는 모양새다. 페널티를 받지 않았으니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냉소론'과 지적을 받았으니 이제 잘하면 된다는 '동정론'으로 나뉜다.

해당 단체 대표는 지역 예술계에서 잔뼈가 굵다. 사회적인 지위도 높다. 하지만 지위에 걸맞지 않은 처신이 아쉽다. 반성을 통해 건전한 발전을 지향하기보다는 여론을 호도하는 행보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사회가 예술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공공예술과 사적예술을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는 말아야한다.'

지난 2014년 충북도의회 325회 정례회에서 제정된 충청북도 예술권리선언 운용 조례안의 일부다. 예술인들의 자유보장은 당연한 권리다. 절대 행정에 예속돼서도 안 된다.

하지만 혈세로 운용되는 예술 사업은 예외가 적용된다. 사업의 내용과 절차에 대한 예술적 자유는 보장하되 사업의 과정과 성과가 당초 목적과 취지에 부합했는지 정당성 여부는 따져볼 수 있다. 이 또한 혈세의 주인이자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지원사업의 특성별 소임(所任)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은 예술인이나 단체에게는 책임을 묻고 고삐를 부여잡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문화소외지역에서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은 더욱 그렇다. 이 경우 사업의 주체인 예술인이나 예술단체는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책임이 결여된 자유는 방종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디 '일어탁수(一魚濁水)'격으로 충북 문화예술계의 명예가 손상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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