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앞둔 이범석 청주시장 '대표 브랜드'가 없다

민선 8기 청주시 3대 핵심현안은 이전부터 추진
한범덕 트램·이시종 무예·김영환 레이크파크 비교
실현가능성 있는 '안전빵' 사업만 하는 시장 평가
정치생명 이어가기 위해선 시민들에게 꿈 심어줘야

2024.05.13 18:02:01

[충북일보] 이범석 청주시장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지껏 이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 사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찾아보자면 '꿀잼청주'를 예로 들 수 있지만 이 역시 여러 위락시설 조성사업들을 한 데 모아 이름을 붙인 것일 뿐 이 시장이 민선 8기 들어 처음 주장해 추진했다고 할 만한 굵직한 사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한범덕 전 시장의 '트램' 사업이나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무예마스터십', 김영환 현 충북지사의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등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이들 사업의 성공 유무나 예산의 효율성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꿀잼청주'를 제외하면 이 시장을 대변할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셈이다.

실제로 민선 8기 청주시가 3대 핵심현안으로 꼽은 △우암산둘레길 △청주시 신청사건립 △원도심 활성화 등의 경우 이 시장 취임 이전 집행부에서부터 추진해오던 사업이고, 이 시장은 이 이슈들의 결론을 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긴 하지만 이 시장을 대변할 사업으로는 손색이 있어보인다.

우암산둘레길의 경우 양방향, 단방향 통행과 둘레길 개발 등을 놓고 그동안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극렬히 찬반논쟁을 벌여오다 민선 8기 들어 조성됐고, 청주시 신청사건립의 경우에도 이전 집행부부터 다양한 찬반논쟁을 벌이다 지난해 매듭지어졌다.

원도심 활성화의 경우에도 이 시장 취임 이전 10여년전부터 이슈화됐고 다양한 사업이 꾸준히 이뤄져왔다.

결국 이 핵심현안들은 아주 새로운 아이디어라기보다는 이전부터 있던 문제의 결론을 갈음했을 뿐인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 시장을 대표할 굵직한 사업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이 시장의 이력에서 이같은 사태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이 시장은 지난 1992년 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30여간 공직생활을 했다.

충북도 정책기획관, 행안부 지역발전과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혁신국 국장 등 공무원으로 30년간 근무하다보니 현실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사업에 대해선 추진하지 않는 성격이란 것이다.

좋게보면 실현가능성이 있는 사업만 추진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속된 말로 '안전빵'의 무난한 사업만 추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보니 '도전을 하지 않는 시장'이란 이미지도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치인과 행정가, 둘 중에 고르자면 대부분이 행정가라고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단체장의 경우 정치인의 면모도 갖춰야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처럼 시민들에게 앞으로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꿈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금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더라도 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연일 '꿀잼청주'를 외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은 '노잼시정'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충북지역 전·현직 단체장들의 성공과 몰락을 살펴보면 이 역시 더욱 두드러진다.

무난하게 도정·시정·군정을 운영했다고 평가받는 단체장들은 대부분 역사에서 기억되지 않고 혁신과 무모한 도전을 외쳤던 단체장들은 지금도 회자되는 점을 보면 그렇다.

더욱이 이 시장이 이번 시장임기 이후에도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선 이범석 만의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번 민선 8기 청주시에서 무모한 도전에 첫발을 떼놓고 다음 선거에 "도전이 그저 도전에 그치지 않게 시민여러분들께서 힘을 실어주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둬야한다는 것이다.

지역정가 인사는 "이 시장이 재선을 노리거나 도지사 선거를 노린다면 이범석을 대표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업적이 필요하다"며 "지금으로선 그저 무난하게 시정을 운영하는 행정가 출신 시장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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