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정치의 본질은 민생이다. 궁극적으로 국민을 편안하고 풍족하게 살게 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 내 정당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그런데 정치 수준이 삼류도 아닌 사류다.
*** 사류 정치부터 끝장내야
국내 정치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정치에서 민생이 사라진 지 오래다. 마치 정서적 내전 상태 같다. 좌우 진영으로 갈라지는 이념적 양극화가 아니다. 정서적 양극화가 판을 가르고 있다. 오로지 이쪽 패거리, 저쪽 패거리만 남았다.
한 마디로 정치 난장이다. 일종의 집단무의식 상태 같다. 근대에서 전근대로 역행하는 듯한 분위기다. 국회에선 여야의 저질과 막말이 난무한다. 거대 야당은 대통령을 무력화시키려 무진 애를 쓰고 있다. 무슨 꼬투리든 잡아 탄핵에 이르려는 태도다. 탄핵이란 단어가 무지막지한 흉터를 만들고 있다.
탄핵이란 단어는 한때 금기어였다. 탄핵이 갖는 예외적·최후적 비상수단이란 본질 때문이다. 하지만 22대 국회 개원 이후 야당에 의해 일상어가 됐다. 통상적·선제적 일반 수단이 됐다. 최초의 판사 탄핵안 가결은 충격적이었다. 최초의 국무위원 탄핵안도 가결로 이어졌다. 최초의 검사 탄핵안도 가결됐다.
어떤 이는 심지어 "지금의 시대정신은 탄핵"이라고도 외쳤다. 망치를 들었으니 때려 보는 심리 같다. 그러나 아니다. 탄핵은 정치에서 부정적이다. 국가운영 프로세스를 절단하는 일이다. 그것도 국민이 합의한 과정을 억지로 끊어내는 일이다. 결코 옳은 길이 아니다. 봉합보단 상처를 덧나게 하기 쉽다.
지금 여야의 정치 수준은 사류다. 국민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 정치가 퇴행한 탓이다. 여야 모두 정파의 감옥에 갇혀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문을 열고 밖을 보려 하지 않고 있다. 잠깐 눈만 돌리면 정답을 찾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끝내 우물 안 식견으로 정치를 망치고 있다.
요즘은 명태균이라는 삼류 정치브로커가 정치판을 더 오염시키고 있다.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 건을 쥐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저급한 국내 정치인들의 수준과 맞먹는다. 정치쇼의 진수를 과시하고 있다. 사류 정치판의 수준을 재확인시켜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언론과 정계를 마구 희롱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에 대한 책임은 선거로 물어야 한다. 탄핵이 시대정신일 순 없다. 정치의 본질은 민생이다. 여든 야든 민생을 외면하면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 다음 선거 승리도 장담하기 어렵다. 정치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 사류 정치가 계속되면 미래도 암울하다.
*** 정치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세계는 지금 몰아치는 난세다. 신냉전의 파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야 한다. 그래야 정치가 미래를 밝힐 수 있다. 그게 정치가 할 일이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도 피어난다. 희망은 절망 속에서도 싹 튼다. 잘 하려고 애쓰면 된다. 한 명의 생각은 그저 사색이다. 그러나 두 명의 생각은 대화를 만든다. 모두의 생각은 현실이 되고 미래가 된다. 정치인들부터 옳은 생각을 하면 된다.
대한민국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빛나는 별이다. 정치가 그 명성을 훼손하고 있다. 여기서 멈출 순 없다. 모두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민심은 국정의 동력이다. 정치에 대한 민심 추락이 계속되면 국가 미래는 없다. 정치인들은 우선 입부터 조심하자. 입이 재앙의 문이 돼선 안 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적기다. 통찰이 필요하다. 영광은 고난의 변장한 모습일 수 있다. 잘 살피지 못하면 망하는 건 순식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