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가 없어지는 날을 꿈꾸다

2024.07.24 18:06:37

강정혁

진천읍

전국의 읍·면·동에 맞춤형복지 업무가 도입되고 각 읍·면·동 주민센터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로 옷을 갈아 입은지도 벌써 10년이 돼 간다.

10여년전 송파 세모녀 사망사건(2014년, 생활고로 고생하던 세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 등 탄탄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국민들이 소중한 삶을 버리는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그에 대한 대책으로 공공영역에서 맞춤형복지팀 구성과 맞춤형복지 업무수행을 공식화 했다.

당시 맞춤형복지 업무는 공직사회에서는 참신한 시도와 변화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가가호호 취약세대 방문은 물론, 기존 민간 사회복지기관이 담당하였던 사례관리, 자원연계 업무 등을 담당 공무원이 수행함으로서 민간과 공공영역 모두 애로사항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맞춤형복지사업이 공공영역에 도입된지도 곧 10년, 진천지역의 복지사각지대는 없어졌을까·

맞춤형복지 업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고 있지만, 아직도 복지사각지대에서 도움받지 못한 채 생을 등지는 비극적인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하면서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이 필요함을 업무를 담당하며 느끼게 된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첫째, 지원대상자 관리의 데이터 구축과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서비스 제공이다.

과거 방문상담 시 한 대상자로부터 '김장철만 되면 여기저기서 제공되는 배추김치에 반 이상은 먹지도 못하고 물려서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급자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수혜자 중심의 지원과 데이터 구축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 적이 있었다.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에 있어 수혜대상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원대상자 관리를 위한 데이터를 구축함으로서 특정 대상자에게 수혜물품 및 서비스가 과다·중복 지급되는 것을 막고, 어떤 서비스 등을 원하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천군에서는 7개 읍·면에서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복합적인 지원을 위해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혜 대상자 분들의 만족도가 높음은 물론 2023년 보건복지부 주관 지역 복지사업평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도 보여주고 있다.

둘째, 민·관협력을 통한 적극적인 사각지대 발굴이다. 각각의 영역에서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을 극대화하고 다소 부족한 부분에 있어서는 보완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에는 민·관 협력보다 더 나은 대안이 없는 것 같다.

전국에 구성돼 있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제도 등을 그저 형식적인 설치와 운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데 더 힘써야 할 것이다.

진천읍에서는 잘 구성돼 있는 민·관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명예사회복지공무원들이 역량을 잘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민관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밑반찬 나눔 등과 같이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사업수행은 물론, 사회복지 종사자 지원,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청소년 요청물품 후원) 등 수요에 기반한 활동 추진으로 나눔 선순환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맞춤형복지와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은 특정한 이슈가 있을 때 만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늘 고민하고 생각할 단어다.

예전에는 마을 이·통장님이라면 옆집 숟가락과 신발 갯수를 다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그 시절이 모두 좋았던 것은 아니겠지만 순기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므로, 스마트해진 현대사회에서 스마트한 방법으로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고 함께 살아가야할 공동체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복지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의 비극적인 소식보다, 기분좋은 소식들이 가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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