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미움을 치유합시다

2009.05.31 17:43:53

전세계적인 경제불황이 계속되면서 구조조정이다, 폐업이다, 파산이다 하는 단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고 의욕마저 상실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온 나라의 분위기가 점점 가라앉는 느낌마저 든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비보는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했으며 때맞춰 발생한 북한의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발사는 대한민국을 최악의 상황으로 날려 보내는 느낌마저 들게 하고 있다.

지난 1주일간 어지럽혀졌던 마음은 지난달 29일 열린 영결식을 기점으로 점차 추슬러지는 분위기이지만 아직까지 뻥 뚫린 가슴은 메워지지 않고 있는가보다.

도내는 물론 전라남북도까지 취재를 다녀도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노무현대통령 관련 뉴스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을 뿐 일상적인 이야기에는 시큰둥한 모습이다.

그런데 영결식에서 발생한 한 국회의원의 돌발행동은 '속시원하다', '잘했다'는 의견과, 반대로 '영결식장에서 무슨 경거망동인가', '주한 외교사절들이 있는 자리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는 등의 양분된 의견이 분분하게 일고 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당연히 자유로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 속에서 전 국민의 분열이 팽배해 질 때마다 나라가 위태로워졌다는 것을 분명히 배웠음에도 이를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를 접하면서 문득 삼국의 틈바구니에서 잠시동안 존재했던 가야국이 떠올랐다.

진한, 마한, 변한의 삼한시대로부터 고구려와 신라, 백제의 삼국시대의 틈바구니에서 용케도 문화의 꽃을 피웠던 가야국은 그다지 오랜 역사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주권과 자존심을 가졌던 독립국가였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하면서 가야국의 역사가 떠오르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각기 다른 생각과 방향으로 인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개개인의 사상은 한반도라는 좁은 땅 덩어리를 두 갈래, 세 갈래로 나누어놓았고 지금도 분열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래전 역사는 차치하고 우리의 어린 시절과 비교해도 시대가 바뀌면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취재를 하다가 만난 사람들도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이웃을 비난하고, 심지어 중상모략을 하는 경우까지 보게 된다.

공동체 의식이라고 일컬어지던 팀웍(team work)은 이제 의류 브랜드로만 존재할 뿐 일상생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지 오래이다.

함께 땀 흘리고,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말들은 들어보기 힘들어졌고 그저 잘 먹고 잘사는 것만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라도 함께 하는 사회, 함께 이끌어가는 세상을 만들어 하나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고 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라는 바가 아닐까 싶다.

원망하지 않고 슬퍼하지 않는 평화와 화합의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