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충북체육계…갈등 중재할 원로가 없다

갈등 이슈불거졌지만 중재노력 거의 없어

2023.06.06 18:38:41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 5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충북일보] 최근 충북체육계가 각종 갈등과 이슈로 뒤숭숭한 가운데 사안을 정리하고 중재역할을 하고 나서야할 체육계 원로들의 활동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충북지역 체육계의 갈등은 크게 5가지로 정리된다.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체조경기 청주·제천 배정 문제 △U대회 추진 파행 위기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 출연금 축소 논란 △김태수 전 충북도 보좌관의 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낙하산 인사 논란 △도장애인체육회 도지사배 대회 거부 사태 등이 충북 체육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당초 U대회의 체조경기는 청주지역 배정이 결정됐지만 제천시체육인들이 '제천홀대론'을 꺼내들면서 체조경기의 제천배정을 요구했고, 이에 김영환 충북지사가 제천지역 재배정에 대해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면서 이번엔 청주지역 체육인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제천은 청주의 통큰 양보를 바라고 있고, 청주는 이미 결정된 경기 배정을 줬다 뺐는 것은 옳지 않다며 맞서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도내 일부 체육인들은 이번 논란이 청주와 제천의 갈등 양상으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도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한 지역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U대회 자체가 파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대회 조직위원회 출범 과정에서 인선 잡음이 일면서 국제대학스포츠연맹과 합의한 출범 시한이 일주일 이상 지체되고 있다.

조직위원회 상근 부위원장과 사무총장 인선 과정에서 대한체육회와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에따라 윤강로 사무총장 등이 해임됐고 대회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대한체육회는 지난 5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긴급회의까지 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려 했지만 정부와 대한체육회의 의견차만 확인하는 자리에 그쳤다.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의 출연금 축소 논란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회장은 매 회계연도 시작일부터 3개월 이내에 5천만원 이상의 출연금을 납부하여야 한다'라는 시체육회 출연금 예산규정을 바꾸려는 시체육회 임원진들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이 규정은 전임 전응식 회장 임기 동안 만들어진 회계규정이다.

김 회장 측은 "돈 없는 사람은 회장직도 맡지 말라는 조항"이라며 이 규정을 '출연금은 매 회계연도 시작일부터 당해 연도 이내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금액으로 한다'고 수정했다.

이를 두고 청주지역 체육계를 비롯한 도내 체육계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선 체육시대가 열린 뒤 출연금에 크게 의존하던 도내 각 체육회가 청주의 사례를 보고 모두 회계규정을 바꾸면 각 체육회의 존립자체가 위태해진다는 우려다.

일각에선 김 회장 측의 회계규정 변경에 대해 '꼼수'라고 표현하며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도장애인체육회도 각종 논란으로 도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태수 전 충북지사 정무보좌관이 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보좌관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장애인체육계에선 김영환 지사의 보은인사로 김 전 보좌관이 발탁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충북 전체 장애인 체육인들을 위해 일해야하는 자리를 단순히 보은 인사를 위한 자리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과 김 전 보좌관이 전문적인 체육인 출신도 아니거니와 장애인 체육인들을 대변할 만한 자격도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도장애인체육회 가맹단체들과 체육회의 갈등도 일고 있다.

일부 가맹단체가 올해 도지사배 대회 개최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도지사배 전국대회를 개최하는 펜싱과 탁구, 수영, 게이트볼, 당구 등 5개 종목이 도의 지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대회 자체를 보이콧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밖에도 여러 문제들이 충북체육판을 어지럽게 하고 있지만 이같은 문제들의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생각해볼꺼리다.

한 체육계 인사는 "올해처럼 충북체육계가 어지러웠던 적은 보기 드물다"며 "이럴 때 충북지역 체육계 원로들이 나서 중재를 하든지 조언이라도 해야하지만 속절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체육계 인사는 "충북지역에도 충북체육을 바로 서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육계 원로들의 모임이 있지만 이번 논란들에 있어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이 지금이라도 누구보다 단결력이 강한 체육인들을 한 목소리로 묶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푸념했다. / 김정하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