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도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2023.06.04 21:17:43

[충북일보] 충북에서 과수화상병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충주시 신니면 2곳과 동량면 1곳, 제천시 백운면 1곳 등 과수농가 4곳에서 과수화상병 감염이 확인됐다. 충북도는 감염 농가의 과수원을 폐원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나무를 매몰 처분하는 공적 방제도 진행 중이다. 충북도내 과수화상병은 5일 현재 충주 22건, 제천 4건, 진천 1건 등 총 27건이다. 과수화상병은 나무를 뿌리째 뽑아 묻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과수 구제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달 9일 충주에서 처음 확인됐다. 이후 강원도와 경기도, 충남도 일대로 번졌다. 화상병 위기관리 단계는 최근 '주의'에서 '경계'로 높아졌다. 방제 지침 상 감염된 과수가 5% 이상이면 폐원한 뒤 모든 나무를 매몰한다. 그 미만이면 감염된 나무만 제거한다.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한다. 감염 시 식물의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아직까지 마땅한 예방법이나 치료약제는 없다. 충북도는 발생 농가 반경 2㎞ 내에 있거나 역학관계가 확인된 과수원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인접한 시·군의 예찰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충북지역 과수화상병 발생 통계를 보면 해를 거듭할수록 피해면적이 늘고 있다. 2018년 35건 29.2㏊, 2019년 145건 88.9㏊, 2020년 506건 281㏊, 2021년 246건 97.1㏊, 지난해 103건 39.4㏊에 이른다. 과수농가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과수농가들은 이미 4월 상하순에 심각한 저온피해를 입었다. 과수화상병까지 겹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당장 올해 수확 포기는 물론 내년 농사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과수 화상병은 국가검역병해충으로 분류돼 있다. 물론 정확한 전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밝힌 대로 아직 치료제가 없다. 지금으로선 차단위주 방제가 최선이다. 물론 충북도 등 각 지자체마다 지역담당관제 및 병해충예찰방제단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 대책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병균 생리를 연구할 수 있는 시설은 내년이나 돼야 완공된다. 연구결과가 나오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과수화상병은 한 번 걸리면 치명적이다. 일단 감염되면 속수무책이다. 어찌할 도리가 없다. 지금 상황에선 적극적 신고가 최선이다. 과수농가는 감염사실을 숨겨선 절대 안 된다. 쉬쉬 하며 숨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배나무에 피해를 준다. 한 번 발생했던 지역이라면 예찰활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 과수 화상병은 이미 전국 곳곳에 정착한 상태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당할 수만은 없다. 일시적인 대증요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우선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으로부터 주위 과수원으로 확산하지 않게 해야 한다. 검역과 방역만으론 화상병균을 완벽하게 박멸하기 어렵다. 건전한 꽃가루를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꽃가루 생산단지를 확대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 시군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과수 농업인들의 예방의지가 부족하면 헛일이다. 과수 화상병 확산은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자연은 순환하며 공존한다. 생태계의 사슬이 깨졌을 때 인류에게 재앙의 시그널을 보낸다. 과수화상병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과수화상병은 과수농업인들에게 대재앙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차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수농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있어야 한다. 친환경 과수농업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 봐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하나다. 방역당국과 농가 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형성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해당 농가는 물론 지역 전체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올해도 기상조건에 따라 지속적인 발생이 예상된다. 특히 기존 발병 지역 주변이 위험하다. 올해 1~4월의 기온이 평균보다 높았다. 과수화상병균의 활동시기도 빨랐다. 이미 많은 지역으로 확산됐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병이 발생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농가들이 과수원의 증상유무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 긴장감을 갖고 세심하게 봐야 한다. 과수화상병 역시 다른 감염병처럼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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