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시설 공원화·집적화 시급

충북도내 각기 다른 곳에 설치… 시간 낭비·교육 효과 저하

2009.04.26 19:00:11

며칠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애국과 호국영령에 대한 교육을 시키기 위해 현충시설을 찾아다닌 박모(38·청주시 흥덕구 성화동) 씨는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이나 대전처럼 현충원은 없지만 현충시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자녀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박씨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충혼탑과 무공수훈자비, 6.25참전기념비 등이 각기 다른 곳에 있어 이곳을 찾는데만 몇시간을 소비했던 것.

박씨는 "전쟁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들과 딸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호국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한곳에 모아져 공원화 돼 있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처럼 대부분의 도내 지자체에 충혼탑과 무공수훈자비 등 호국영령들을 위한 시설들이 각기 다른 곳에 설치돼 있어 이를 한곳에 모으고 공원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26일 충북도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청주시와 충주시 등 도내 12개 지자체 중 충혼탑과 6.25참전기념비, 무공수훈자비 등이 한 곳에 집적화된 곳은 제천시와 진천군, 옥천군, 진천군 등 4개 시·군으로 나타났다.

또 보은군은 충혼탑과 6.25참전기념비가 한곳에 있고 증평군은 6.25참전기념비와 무공수훈자비가, 음성군은 충혼탑과 무공수훈자비가 각각 한곳에 있는 각기 다르게 설치돼 있다.

청원군과 음성군은 각 읍면마다 6.25참전기념비가 설치돼있다.

이처럼 현충시설들이 제각기 설치되는 것은 설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렇다할 기준이 없고 해당 단체들이 자신들만의 공간을 원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각각의 현충시설들이 각기 다른 곳에 설치·운영되면서 일반시민들이 이곳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게 해 이를 집적화·공원화시키고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청주시의 경우 충혼탑은 사직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6.25참전기념비는 복대동, 무공수훈자비는 가경동에 각각 설치돼 3곳을 모두 들르려면 1시간 이상이 소요돼야 한다.

청원군은 지난해 오창읍 목령산에 충혼탑을 새로 만들어 안심사와 부용면 충혼탑, 청주 사직동 충혼탑 등에 산재된 청원군 출신 전몰장병 위패를 함께 모셨지만 무공수훈자비는 청원군민회관이 있는 청주시 상당구 지북동에 마련돼 있다.

또 대표성을 띠는 6.25참전기념비는 아직까지 없으며 월남참전용사비는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에 설치하기로 해 다른 현충시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학생들이 애국가도 제대로 부르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하는 요즈음 호국 안보교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전투기와 탱크 등 무기와 함께 전시하는 것도 교육적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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