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의 품격은

2023.04.03 16:07:17

[충북일보] 청주 무심천변의 벚꽃이 지기 시작한다. 곧 화우(花雨)가 비처럼 내릴 모양이다. 그런데 마음이 무겁다. 미세먼지가 낀 것처럼 뿌옇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잇단 헛발질에 답답하다.

*** 통렬한 반성과 성찰 있어야

최근 충북 제천 봉황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그런데 당시 김 지사가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술자리 참석 의혹은 SNS를 통해 알려졌다. 사진 수십 장이 SNS에 공개되며 비판이 터져 나왔다.·김 지사 측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붉은 낯빛은 햇볕에 그을린 탓으로 돌렸다. 김 지사는 앞서 친일파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때도 도민들과 언론의 숱한 뭇매를 맞았다. 이번에 부는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다.

김 지사는 충북의 리더다. 한마디 말과 행동은 큰 관심사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실수가 차단될 수 있었다. 사전에 정제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SNS가 여론의 중심이 된 세상이다. 현장의 음성과 영상이 그대로 노출되곤 한다. 김 지사의 당일 동선도 누가 알려준 게 아니다. SNS상에 올라온 내용이다. 아마도 산불이 난지도 모르고 올린 사진과 글로 보인다. 스스로 돋보이려는 '관종후유증'이다. 김 지사의 언행은 충북을 대표한다.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언행 하나하나까지 실시간으로 퍼진다. 단 한 번의 실수나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다. 말과 행동을 하기 전 철저한 준비와 관리가 필요하다. 정확히 준비하고 계산해야 한다. 그래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준비된 말과 행동으로 품격을 높여야 한다. 품격은 상대방에게 신뢰의 척도로 여겨진다. 그래서 품격은 개인은 물론 조직의 경쟁력이다.

리더의 말과 행동은 품격과 직결된다. 그러나 품격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오랜 시간 수련하고 성숙해져야 가능하다. 정확히 관리하고 준비해야 한다. 품격이란, 품위와 인격을 통칭한다. 품위의 사전적 의미는 직품과 직위다. 인격이란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치를 갖는데 필요한 정신적 자격이다. 격(格)이란 바로 잡고 고쳐진 상태다. 품격은 사람의 기본적 성품이나 품위를 의미한다. 인격은 사람으로서 갖춘 품격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본인의 실수에 대해선 그리 대단하지 않게 여긴다. 다른 사람이 행한 작은 실수엔 다르다. 온갖 비판을 다하기도 한다. 너그럽지도 않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했다. 한번 실수는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만큼 흔한 일이니 낙심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물론 한번 실수는 용납할 수 있지만 같은 일로 두 번의 실수를 하면 끝장이니 하지 말라는 단호한 뜻도 담겨 있다.

김 지사는 한 달도 안 돼 비슷한 실수를 거듭했다. 물론 모든 사람은 실수를 한다. 하지만 국가나 지역을 이끄는 리더라면 다르다. 비록 작은 실수라도 국가나 지역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그런데 김 지사는 두 번이나 도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 사과나 해명의 내용도 깔끔하지 않았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더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있다. 이번엔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었다. 통렬한 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 김 지사는 리더의 언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겨봐야 한다. 국격은 국가의 품위를 말한다. 국격은 국가지도자로부터 나온다. 충북의 품격은 충북지사로부터 나온다. 품격은 직품과 직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김 지사가 지녀야 하는 품위는 모범적이어야 한다.

*** 충북도민들과 함께 살아야

품격은 어디서든 빛나고 뛰어나다. 자신이 지켜온 신념과 말 한마디가 원천이다. 하지만 품격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 정치 환경에선 더 그렇다. 작은 빌미만 생겨도 뉴스가 만들어진다. 때론 가짜뉴스도 등장해 독자들을 미혹한다. 하지만 진정한 품격은 확고한 힘을 갖는다. 자신만의 신념과 말 한마디가 때론 대포보다 강력하다. 상황에 맞는 표정과 우아한 몸짓 하나로 세상을 구하기도 한다.

김 지사는 때와 장소에 걸맞은 옷차림을 하고 있어야 한다. 상황에 맞는 언행으로 자신을 빛나게 해야 한다. 한 마디 말도 상대를 배려하듯 뿜어내야 한다. 품격 있는 삶이란 타인의 삶도 함께 존중하는 삶이다. 결국 리더의 품격이란, 주변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김 지사는 충북의 리더다. 언제나 충북도민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 그래야 떠벌이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은은하게 빛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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