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기고 때묻고' 거리의 태극기 수난

관리없이 걸기만… 삼일절 나라사랑 운동 퇴색

2009.04.05 20:54:21

행안부가 임시정부수립 90주년을 기념하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키우기 위해 오는 13일까지 전국 각 지자체마다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했으나 많은 수의 태극기가 더렵혀져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김규철 기자
태극기가 장기간 게양되면서 수난을 겪고 있어 애국심마저 추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말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과 3.1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임시정부의 법통을 기리기 위해 '제90주년 삼일절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추진계획'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지자체는 2월27일부터 임시정부수립일인 4월13일까지 주요 가로변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충북도내에서도 청주시가 5천여개의 태극기를 동부우회도로 등 주요도로에 게양한 것을 비롯, 청원군이 오창읍 일원에 800여개를 게양하는 등 수백~수천개의 태극기를 주요도로마다 게양했다.

그러나 당초 행안부의 취지와는 달리 장기간 동안 태극기가 게양되면서 때가 묻어 더렵혀진채 나부끼고 있는가 하면 모서리 부분이 해지는 등 초라한 모습으로 전락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태극기를 해가 지면 강하했다가 다음날 다시 게양하도록 했으나 지금은 24시간 동안 비가와도 게양해도 되도록 태극기 관리방법이 바뀌면서 더욱 지저분해지고 있다.

많은 차량이 다니는 청주시 동부우회도로 등 주요도로에 게양된 태극기의 경우 거의 모든 태극기 끝 부분이 매연으로 인해 까맣게 변하고 모서리가 해져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또 청주와 충주를 잇는 36번 국도의 증평 시가지 구간에 게양된 태극기도 똑같은 형태를 보이는 등 도내 곳곳에 게양된 태극기가 수난을 겪고 있다.

이를 본 김모(75·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씨는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잠겼던 그 당시에는 태극기를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겼는데 어떻게 저렇게 더렵혀지도록 게양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민 한모(45·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 씨도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만해도 국기강하식을 하는 등 국기에 대한 예의를 갖춤으로써 애국심을 키웠는데 지금은 태극기를 너무 함부로 대하는 것 같다"며 "차라리 걸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

/ 김규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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