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에 빼앗긴 '시민 산책로'

청주시 명암저수지 주변… 울타리 둘러싸여 제기능 상실

2009.03.29 18:13:53

청주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탄성포장 산책로와 벤치, 운동기구 등이 건설회사의 울타리 설치로 시민들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주고 있다.

ⓒ김규철 기자
시민들이 휴식과 운동을 위해 즐겨 찾는 산책로가 공사용 울타리에 둘러싸이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 도로는 청주시 소유임에도 개인의 공사현장을 알리는 울타리에 포함돼 누구를 위한 산책로인지를 의심하게 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2007년 4억원의 예산을 들여 상당구 용담동 명암저수지의 주차장 인도와 주변 산책로, 뚝방 아래 하천 옆 도로 등에 대해 우레탄 탄성포장을 실시했다.

또 탄성포장과 더불어 벤치와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 등이 추가로 설치되면서 명암저수지 일대는 인근 시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모 건설회사가 지난해 11월 저수지 뚝방 아래에 대규모 상가 건축허가를 받으면서 뚝방 아래 산책로까지 공사용 울타리로 막아 시민들의 운동을 방해했다.

이 업체는 시민들의 반발로 양측 입구를 터놓았으나 시민들은 사방이 울타리로 둘러쳐진 산책로 이용을 꺼려하는 실정이다.

이 업체는 총9천980여㎡의 대지에 연건축면적 1만5천830여㎡인 건물 1동과 2천450여㎡ 크기의 건물 1동 등 총 2개의 건물을 짓는 내용의 건축허가를 청주시로부터 받았다.

이 허가 내용에는 이미 설치된 산책로가 포함돼 있지 않으나 이를 모두 포함시켜 울타리를 설치해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

또 건축허가 내용대로라면 용담동 대림아파트 쪽으로는 일부 건축공사부분만 울타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인근지역을 모두 울타리로 막아 시민들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울타리 설치는 이미 설치돼 있는 산책로가 이 업체의 지으려는 상가의 진입도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일게 하고 있다.

이곳을 자주 이용해온 시민 A(여·39·금천동)씨는 "일부 울타리를 개방했다고는 하지만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들어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45·용담동)씨도 "시에서 많은 돈을 들여 탄성포장도 하고 벤치와 운동기구도 설치해놓고 갑자기 울타리로 막은 것은 예산낭비이자 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처럼 산책로까지 울타리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으나 건축주는 "청주시에서 산책로를 포함해 모두 울타리로 막으라고 해 한 것뿐"이라며 "어차피 건축을 하다보면 안전문제도 있어 부득이 막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업주와 협의를 거쳐 산책로를 제외하고 다시 울타리를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 김규철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