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가족 살해 '충격'

40대 가장, 지난달 부인 딸 살해혐의로 구속
조사과정서 2년전 노부모 살해혐의 드러나
채무변제 위해 치밀한 계획 후 범행 '경악'

2008.12.01 02:41:31

옥천경찰서에서 부모과 처자식을 살해한 A모씨가 조사를 받고 있다.

40대 가장이 채무를 변재하기 위해 자신의 노부모와 처자식을 계획적으로 살해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옥천경찰서는 처자식을 살인한 혐의로 구속한 A모씨(43.구속)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노부모가 살고 있는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 B모씨(85)와 어머니 C모씨(75)를 숨지게 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냈다.

A씨는 지난 2006년 6월10일 새벽1시께 노부모가 살고 있는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주택에서 사전에 준비한 휘발류를 집안에 뿌리고 불을 질러부모를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27일 옥천군 옥천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부인 D모씨(35)을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하고 딸(3)도 목졸라 숨지게 했다.

경찰은 구속된 A씨가 2년전 화재사고로 위장된 부모 사망사건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화재사건직후 담을 넘었다는 목격자의 진술과 범행전에 주유소에서 휘발류를 구입한 증거를 확보하고 추궁끝에 사건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부인이 옷가게와 다방, 소주방을 운영하면서 1억6천여만원을 탕진하고 심한 낭비벽으로 발생한 카드빛 등 1억의 채무를 변재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주택에 불을 질러 노부모를 살해하고 처자식을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범행 한달전에 부인의 명의로 1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 A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존손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일 오전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순탄치 않은 가정생활

A씨는 2004년 숨진 부인과 결혼한 뒤 부인이 운영했던 옷가게에 4천여만원 다방에 4천여만원, 소주방에 수천만원을 투자했으나 사업이 여의치 않아 총각때 모아둔 1억6000여만원을 모두 날려버렸다.

그러나 숨진 부인 D모씨는 낭비벽이 심해 외식을 자주하면서 지난 10월에 카드 연체로 인해 카드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며 A씨는 공장 등에 나가 일을 해 오다가 3개월전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2남4녀의 막내인 A씨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공장과 막노동판에서 착실히 일해 결혼 전까지 현금만 1억6000만원을 모았던 착실한 청년이었다.

◇치밀한 범행

A씨는 부인의 잇따른 사업실패로 돈이 떨어지면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들이 살고 있던 자기 명의의 처분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집에 불을 지르기로 결심하고 범행 2주전부터 인근 주유소에서 휘발유 3를 구입한 뒤 범행당일 낮에 뒷문을 열어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시기를 노려오다 2006년 6월10일 새벽 1시20분께 이 문으로 들어가 휘발유를 집안 곳곳에 뿌리고 창문을 통해 불을 붙였다.

당시 A씨 부모는 화재 현장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다가 2~3일 만에 모두 숨졌다. 화재 당시 경찰은 "집에서 누군가 담을 넘어 나온 뒤 불이 났다"는 이웃 주민들의 진술에 따라 A씨를 방화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으나 그의 부인이 "집에 같이 있었다"고 증언해 혐의를 벗어났다.

또 A씨는 경찰조사에서 어머니의 허리수술로 아버지의 고통이 커 신병을 비관해 동반자살한 것으로 진술했다.

A씨는 부인 살해과정에서도 당일 수면제를 커피에 타 마시게 하고 외식을 나가서 술을 함께 해 의식을 잃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A씨는 범행후 목욕탕에 갔가 와보니 부인과 딸이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단순 강도살인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와 처자식을 살해하고도 죄의식도 없이 태연히 유족행세를 한 용의자의 뻔뻔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두 사건모두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오고 연습까지 했던 것으로 김씨의 진술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A씨는 부모를 살해한 이후에는 심적 부담때문에 형제들도 자주 만나지 않았으며 경찰 조사에서 부모님을 살해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옥천 / 윤여군기자 yyg5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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