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깜깜한 두메마을에 불이 켜진다. 노부부가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싸라기와 강냉이 포대가 열린다. 늙은 부부가 불을 달래고 어른다. 첫 단계로 애기죽이 만들어진다. 엿기름의 도움으로 엿국이 된다.
엿틀 밑으로 무른 엿국이 흐른다. 엿국이 서서히 증발돼 날아간다. 젓기만 계속하는 지난한 일이다. 열 시간 지나 달콤 조청이 나온다. 늙은 부부가 다시 조청을 젓는다. 마침내 전통의 엿이 만들어진다.
내산리 외갓집 아궁이가 생각난다. 겨울풍경에 옛 추억이 떠오른다. 쌀쌀한 날씨에 풍경이 흩날린다. 겨울 풍경이 가을보다 고적하다. 벌거벗은 가로수가 더 쓸쓸하다. 노부부의 고된 흔적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