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도내 일부 학교들이 계약제 교원과 강사 등을 허술하게 채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계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와 방과후학교 강사, 전일제 강사, 통학버스 기사 등 계약직 교직원을 채용할 때 성범죄 경력 조회나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 조회, 공무원 결격사유 조회 등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충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충북도교육청은 최근 15개 유·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계약직 공무원을 임용하기 전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거나 결격사유조차 조회하지 않은 3개 학교가 적발됐다.
지난 4월엔 임용 2년 차인 모 초등학교 교사가 임용 전 저지른 성범죄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던 중 법정 구속됐다. 물론 교육 당국은 사전에 해당 교사의 신원조회를 했다. 하지만 법원 확정 판결 전이어서 신원조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계약직 임용과정에서 부적정 행위가 있어도 일선 학교에 경고나 주의 처분으로 그치는 교육행정 관행이다. 과태료 부과 등 엄한 처벌 조항이 있는데도 대부분 솜방망이로 끝나고 있다.
우리는 교육당국의 허술한 행정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위협요인이라고 판단한다. 교육당국 스스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일'로 만들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 간 신뢰는 아주 중요하다. 교육 과정에서 가장 큰 덕목이다.
교육공무원법과 초·중등학교 계약제교원 운영 매뉴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등에는 학교에 취업하려 사람에 대해 반드시 범죄경력조회, 신원조사, 결격사유조회를 실시한 후 임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교육당국은 피해 아이들이 겪을 트라우마를 생각해야 한다.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 채용 때부터 검증을 강화하는 게 맞다. 그게 학생과 교사 간 신뢰를 쌓는 일이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